[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가계빚이 사상 최대인 1000조를 넘어서면서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와 상환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방안을 내놨다.
또 오는 2017년 말까지 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현재보다 5%p 인하된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가계부채 관리 목표도 제시했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늘리고, 부채는 적정수준으로 줄이는 근본적인 처방을 통해 가계의 건전성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금리부담 최소화, 만기 장기화 등 이미 다 진행돼 있는 정책의 재탕·삼탕이라는 지적과 함께 가계 건전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뜬구름 잡기식 대책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27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한국은행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을 발표했다(사진=뉴스토마토)
◇만기구조는 중장기로 금리부담은 줄여..기존 대책과 '똑같아'
27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한국은행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촉진방안의 핵심내용은 가계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와 금리구조를 개선한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상환위험을 완화시키고, 금리변동 영향을 줄이면서 원리금은 조금이라도 갚아나가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에 소비자들이 조금씩 나눠 갚을 수 있는 장기·분할상환식 대출상품 공급을 늘리는 구조로 바꿔나가기 위해 세제혜택을 늘리는 등의 유인책을 마련한다는 것.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2017년까지 40%로 확대해 가계부채의 연도별 만기도래액을 분산시켜 가계부채의 차환위험을 줄이고, 만기집중에 따른 시스템리스크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세제혜택 확대를 통해 소비자의 고정금리 대출을 선호하도록 유도해 시중금리 변동에 따른 가계 이자부담 급증 위험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책은 지난 2011년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의 내용과 거의 같다.
당시 대책에는 대출구조 개선을 위해 2016년까지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대출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30%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번 대책에서 2017년까지 40%로 확대한다는 내용과 흡사하다.
또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소득공제 한도를 확대한다는 대책도 똑같다.
◇3년후 가계 소득 대비 부채비율 5%p 낮춘다..'소득 개선' 어떻게?
정부가 지난 2011~2012년 가계부채 대책을 내놨을 때는 가계부채를 줄이고,증가 속도를 낮추는데 집중했다면 이번 구조개선 방안에는 가계부채 문제해결을 '소득 개선' 방안과 병행하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이나 자영업 경쟁력 강화 등 가계소득을 높이는 방식을 통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늘리고, 부채는 적정수준으로 줄여가겠다는 것.
이를 통해 오는 2017년까지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지금보다 5%p 낮춰 가계부채를 실질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의 소득대비 부채비율은 16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34.8%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소득에 비해 짊어지고 있는 빚이 많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최근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3년내에 5%p까지 떨어뜨리겠다는 목표가 현실적으로 한계가 크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특히 다른 한축인 가처분 소득 증가를 함께 강구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설명되지 않고있다.
실제로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가계부채 관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결국 소득의 증대"라며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의 창출이 훨씬 더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만큼 결국은 소득을 늘리는 그런 노력이 이번 대책 기저에 깔려있다"고 말하며 실효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득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가계부채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며 "5%p인하 목표를 세우기 전에 세부적인 소득증가 대책이 먼저 나왔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임진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 부실장은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5%p 하향 안정되기 위해서는 가계소득이 늘어나야 한다"며 "미시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인 대책 마련 없이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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