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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파문’ 현대차, 국내외 줄소송 '사면초가'
2012-11-09 17:31:23 2012-11-09 17:47:09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자동차 연비를 과장한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가 미국시장에서 8000억원대의 대규모 집단 줄소송에 휘말리는 등 사면초가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올해 해외공장 신증설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할 전망이었으나, 이번 연비 과장 집단소송으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물론 소비자들의 불신까지 사면서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했다.
 
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차량 소유주 23명은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보상안을 거부하고 지난 2일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7억7500만달러(8400억원) 규모의 집단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현대·기아차가 보상안에 중고차의 가치하락과 불편을 소비자에게 떠넘겨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4일에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현대·기아차 소유주 3명이 연비 과장과 관련 손해배상과 구매·리스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낸 바 있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된 2011~2013년형 모델 13종에 대해 연료 효율 등급을 과장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추가 연료 비용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소유주들이 보상을 거부하고 대규모 집단소송을 내면서 연비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됐고, 이에 현대·기아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무디스는 “현대·기아차의 보상비용이 법적 비용을 제외하고도 연간 1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까지 했다. 
 
파문은 미국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에 대한 집단 소송이 이어질 계획이서 사면초가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서울YMCA는 지난 6일 현대·기아차 전 차종에 대한 연비와 관련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으로 요청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국내 운전자의 69.4%가 표시연비와 체감연비 간의 괴리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국내시장 판매량의 7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연비 부풀리기는 소비자에게 불신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현대차는 10월 글로벌 공장판매 41만2000대로 월별 최대치를 기록하며, 해외시장에서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시장에선 현대차가 4분기 118만대 생산·판매를 달성해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3공장 생산착수와 미국공장 3교대 생산체제, 브라질공장 신규가동 등 해외공장 신증설 효과가 4분기부터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터키공장이 10만대 규모의 증설을 계획하면서 해외 생산체제는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그간 어렵게 쌓아올린 신뢰가 이번 연비 파문으로 크게 금이 가면서 이같은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게 오점이자, 부담이다. 갈 길 바쁜 현대·기아차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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