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가계 빚 900조..자영업자 포함 시 1,000조
2012-02-22 19:53:47 2012-02-23 07:49:45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앵커: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넘었습니다. 특히 비은행권 대출이 늘었다는데 자세한 내용 명정선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가계 빚이 900조원을 돌파했다는 데요, 헷갈리는 점은 가계 빚을 얘기할 때 900조 1000조 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어떤 게 맞는 건가요?
 
기자: 좀 헷갈리는데요 통상 가계 빚을 의미하는 통계가 가계 신용, 개인금융부채가 있습니다. 가계를 규정하는 범위에 따라 규모가 달라지는 건데요. 가계 신용은 금융기관 가계대출에 카드사. 할부금융사의 외상 판매를뜻하는 판매 신용을 합한 수치를 말합니다. 요게 900조원을 돌파했다는 거구요
 
이 범위에서 소규모 개인 기업과 소비자 단체, 자선ㆍ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등 가계에 봉사하는 민간비영리단체가 포함하면 개인금융부채가 됩니다. 가계의 상위 개념이 개인이라는 의미겠죠. 이게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한 나라의 가계 부채 위험을 얘기할 때 많이 쓰는 통계는 ‘개인금융 부채'구요. 가처분 소득 대비 개인 금융 부채 비율이 얼마냐 에 따라 위험한 지를 판단합니다. 우리나라의 이 비율은 146%(2010년 말 기준)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는 떨어지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높아지고 있어서 위험 요인이 되고있습니다.
 
앵커: 가계 신용이 순수 가계 빚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넘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은 전 분기보다 22조 3000억원 늘어난 912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는데요. 가계 신용 중 가계 대출은 858조1000억원, 판매 신용은 54조8000억원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 2분기에 800조원을 넘었는데, 1년 반만에 100조원 넘게 늘면서 900조원을 돌파한 겁니다. 증가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2분기 18조9000억원에서 3분기에는 14조3000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습니다. 4분기 들어 다시 증가 폭은 확대되면서 4분기 중 22조 3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시기에 맞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이크게 늘었고 판매 신용은 연말 성탄절로 카드사용액이 증가하면서 가계신용 증가액이 늘어난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습니다.
 
앵커: 눈에 띄는 것은 은행권보다 비은행권 대출이 크게 늘어난 건데 가계부채 대책 때문에 그런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작년 6월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은 이후 은행권의 대출 증가세는 진정세를 보였지만 반대로 제2금융권의 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지난해 4분기에도 1금융권의 가계 대출 증가규모는 6조2000억원 증가했는데 증가 규모는 전분기 5조 4000억원에서 8000억원정도가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저축은행이나 상호신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은 전분기(5조4000억원)에 비해 7조9000억원 증가해 폭을 키웠는데요. 특히, 3분기, 2조3000억원 증가했던 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 대출도 4분기에는 두 배 넘는 5조원가량 대출이 늘었습니다.
 
201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비은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7.9%로 같은 기간 중 은행의 대출 증가율(8.5%)을 2배 이상 웃돌고 있는데요. 부동산PF대출에서 먹을거리를 찾기 어려운 저축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늘리기 시작했고 농협과 새마을 금고 등은 수신이 늘면서 대출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작년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대책으로 은행 대출이 깐깐해지면서 서민들이 일반 은행이 아닌 다른 금융기관으로 발길을 돌린 게 영향을 줬습니다.
 
앵커: 풍선 효과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우려되는 부분은 가계부채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죠?
 
기자: 네 맞습니다. 최근들어 두드러지는 점은 생활형 자금이 대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건데요.실제로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중 주택구입 이외 목적으로 대출을 받은 비중이 2008년말 7%대에서 2010년 상반기에는 47.4%까지 늘어났습니다. 이와 함께 신용대출, 신용카드대출 등의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고요.
 
생활형 자금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가계 소득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가격 상승, 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게 원인인데요. 당분간 경제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엇보다 소득이 낮은 저소득층의 부담이 큽니다. 지난해 하반기 하위 20%의 저소득층의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34%로 치솟은 점이 단적인 예입니다.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다는거죠.
 
결국 경기 둔화나 부동산 가격 하락 등에 따라 빚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앞으로 가계 부채가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앵커: 하지만 정부가 무조건 가계대출을 막기에도 부담이클 거 같은데 대책이 나올만한 게 있나요?
 
기자: 아무래도 그렇죠.가계부채 규모는 한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점점 늘어나는 가계대출도 문제지만 만기가 돌아온 빚도 부담입니다. 실제로 올해 주택담보대출은 50조원쯤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만약 만기를 넘기지 못하면 가계부실화가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무리하게 부채를 갚으라고 할 순 없습니다.
 
금융 당국도 이미 불어날 대로 불어난 가계대출을 줄이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대출 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신규 대출은 고정금리형과 처음부터 원금을 갚아 나가는 방식인 비거치식분할상환 형태를 늘리는 식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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