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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공감대 없는 빚 탕감은 포퓰리즘
2022-08-17 09:00:00 2022-08-17 09:00:00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위원회 대통령실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에서 새출발기금에 대한 '도덕적 해이'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데 상당시간 할애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채무조정 제도과 큰 차이가 없다" "금융권, 보증기관, 중기부와 지자체까지 함께 논의 중이라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민생안전대책에서 새출발기금을 등장시킨 이후 금융위는 한달 내내 해명하는데 급급하다. 차주의 도덕적 해이,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하는 비판을 막아서는 모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빚 탕감 정책과 도덕적해이 또는 특혜 논란은 새롭지 않다. 오히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을 해소해야하는 등 금융지원에 대한 명분은 다른 정권 때보다 공고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금줄 역할을 하는 금융권부터 벌써 난색을 표하고 있다. 125조원 규모의 부채 경감책에 침묵하던 은행권이 도덕적 해이를 전면에 내새우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60~90% 수준의 채무감면율이 과도하게 높고, 부실 차주의 범위가 광범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자장사로 보너스 잔치를 하는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 걱정은 선뜻 공감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분싸움에서 정부가 밀리는 이유는 뭘까.
 
금융위는 조만간 새출발기금의 세부 운영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민생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상환능력을 벗어나는 과도한 부채로 취약계층이 재기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제 관건은 금융위의 말처럼 "대상을 어떻게 할 것이냐, 지원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다.
 
무엇보다 최근의 논란은 이번 정책만이 원인이 아니다. 민생안정재택 중 청년층 채무 조정 정책이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은 금융위가 "주식, 가상자산 등 청년 자산투자자의 투자손실 확대"를 정책 도입 취지로 설명한 영향이 크다. 청년들이 유독 주식이나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가 빚을 졌다는 식으로 호도해서는 곤란하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무분별하게 '빚투'로 손해본 것까지 보전해야줘야 하느냐는 반발이 크다. 국민 대다수가 수긍하고 특혜로 비쳐져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 아무리 명분이 선 대책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빛을 발할 수 없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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