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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쌀값과 즉석밥값
2022-08-16 05:55:00 2022-08-16 05:55:00
8월 18일은 쌀의 날이다. 쌀 미(米)자를 자세히 보면 여덟 팔(八)자 둘과 열 십(十)이 보인다. '八十八'에서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정한 모양이다. 쌀 한 톨 생산에 88번의 농부정성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줄어 든 쌀 소비를 늘리고, 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쌀의 날'을 제정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밥심'은 옛말이 되고있다.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쌀만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쌀 생산량이 늘어난데다 소비가 가파르게 감소한 여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쌀 물가는 1년 전보다 14.3% 급락했다. 농축수산물이 7.1% 상승했지만 유독 쌀값만 크게 떨어진 것이다. 쌀값은 올 1월부터 내려가고 있는데 하락폭 또한 매달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3개월 동안에는 -11.2%, -12.6%, -14.3% 등 두자릿수로 추락했다.
 
'밥상물가'에서 밥값만 떨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한국인들의 밥상이 바뀌고 있어서다. 쌀 소비량은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 작년 쌀 생산량은 6년 만에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 2021년 쌀 생산량은 388.2만 톤으로 전년대비 10.7%가 증가했지만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으로 같은기간 1.4% 감소했다.
 
무엇보다 쌀 소비가 크게 줄고있다. 국민 1인당 쌀 연간 소비량이 2011년 71.2㎏에서 작년 56.9㎏까지 줄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최저치다. 하루에 156g 분량으로 200g짜리 즉석밥 1개도 채 먹지 않는 셈이다. 
 
그나마 쌀소비를 지탱해주는 것은 쌀 가공식품이다.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13년 52만6140톤에서 작년 68만157톤까지 증가했다. 특히 '햇반'으로 통용되는 즉석밥은 쌀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년 증가세다. 쌀 대신 즉석밥을 사먹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뜻일테다. 문제는 '햇반' 가격은 쌀값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쌀값이 두자릿수로 떨어진데다 곧 햅쌀이 나오기 시작하면 가격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올해 3월 가격인상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의 '햇반'이 대표적인 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햇반 가격을 7~8% 올렸다. LNG 값이 90%, 포장재가 15% 비싸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도 즉석밥의 가격인상 근거가 실제보다 과장됐다고 분석했다. 2021년의 (LNG) 소매요금 단가가 인상되긴 했지만 기업이 주장한 상승률(90%)에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플라스틱 포장 용기 가격 또한 2021년에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8년 기준 2021년까지 오히려 약 5.3%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뜩이나 높아진 밥상물가에 폭염과 폭우로 향후 물가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추석도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성수품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유통업체들이 각종 할인전을 통해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더는데 고심하고 있다. 날짜나 시간을 특정하거나 품목을 정하고, 최저가 약속을 통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때에 밥상물가에서 '밥'이라도 싸게 먹을 수 있도록 먼저 나서길 기대해보는건 헛된 것일까.
 
김하늬 산업2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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