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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때 아닌 유해물질 포비아
2022-08-03 06:00:00 2022-08-03 06:00:00
“유명 대기업에서 판매한 물건들에서 발암물질,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얘기를 듣고 화도 나고 이젠 믿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유해물질이 나오면 구매한 소비자들을 위해서 기업들이 솔직하고 신속하게 대처했으면 좋겠어요”
 
최근 유명 브랜드에서 유통한 제품에서 잇따라 유해물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해물질 포비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말 여름철 한정판 소비자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초 한 블로그에서 발암물질 검출 의혹이 제기된 지 약 한 달 만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발암물질 검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벤트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스타벅스 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의 초기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LG생활건강의 물티슈 제품에서 살균 보존제인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 혼합물이 검출돼 판매중지와 폐기 명령을 내렸다. 이와 같은 사실을 LG생활건강은 자사 홈페이지에 이틀 뒤, 언론에는 나흘 뒤에 알렸다. 심지어 물티슈 판매 중지가 담긴 글을 화면에서 안 보이게 하는 이른바 ‘밀어내기’까지 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스타벅스의 가방이나 LG생활건강의 물티슈는 소비자들이 생활에서 밀접하게 쓰는 제품이다. 유해물질이 제품에서 발견됐다면 소비자들에게 문제 발생 경위와 회수·교환 방법, 개선 방안 등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알려야한다.
 
유해물질 안전에 관련한 법도 보다 촘촘해져야한다. 스타벅스의 서머 캐리백의 경우 유해물질 안전요건 대상 제품으로 적용되지 않았다. 직접 착용하지 않는 가방, 쿠션, 방석 또는 커튼 등 기타 제품류로 분류된 탓이다. 법망이 촘촘했다면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의 유통을 사전에 막거나 문제점 인지 시점을 지금보다 앞당길 수 있었을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하나의 자료를 지난 29일 오후 늦게 언론에 배포했다. 펩시 제로슈거 라임 페트병 제품에서 땀 냄새와 같은 이취가 난다는 지적과 관련해 식약처, 자체 제품안전센터, 롯데중앙연구소와 함께 조사한 결과를 담은 내용이었다.
 
롯데칠성음료는 문제의 이취 원인 성분 이름까지 언급하며 안전한 물질이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문제의 이취는 유통과정 중 높은 온도에 의해 병 입구에 미세한 변형으로 인한 것이었지만 미생물, 중금속 등이 기준치 이내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내용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가 적극적으로 움직인 건 늦장대응으로 화를 키운 업체들을 의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대처한 이들을 보다 더 신뢰할 수밖에 없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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