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인터뷰)‘마녀2’ 박은빈 “감독님이 내게 원한 건 이것이었다”
“‘마녀2’ 출연 섭외 받고 ’왜 나를?’…나 조차 의아했었던 이유 있었다”
“2편 흥행 후 3편 제작 확정된다면 아직 이 세계관 인물로 남고 싶어”
2022-06-28 01:00:01 2022-06-28 01: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시아가~” “은수는~” “유빈이는~” 자꾸만 반말을 했다. 언니이고 오빠일 텐데 말이다. 인터뷰 중간 살짝 인터넷으로 나이를 검색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게 당연하지 않게 됐다. 배우 박은빈이 올해 한국나이로 31세가 됐다. 1992년생이다. 영화 마녀2’에 출연한 여러 주요 출연 배우 가운데 조민수 배우를 제외하면 가장 언니이고 또 누나가 된다. 40대 이상 관객들에게 박은빈은 개그콘서트 수다맨코너에서 도와줘요 수다맨을 외치던 소녀로 기억된다. 그 이미지 때문인지 여전히 어리고 또 어린 아역 배우로만 생각을 했다. 실제로 1996년 아동복 모델로 데뷔한 그는 올해로 26년 차 중견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배우다. 그런 그가 마녀2’ 출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에 고개가 갸우뚱했다. 우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의 나이를 잊은 듯한 동안 얼굴 때문이다. 전작 1편이 여고생 스토리이기에 박은빈 역시 여고생 배역으로 등장하는 가 싶었다. 두 번째는 그의 이미지 때문이다. ‘마녀시리즈는 1편도 마찬가지였지만 하드코어 액션 장르다. 박은빈의 얼굴에서 그런 분위기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는 이번 마녀2’에서 꽤 중요한 배역, 그리고 더 중요한(?) 임무를 띈 캐릭터로 등장했다. 그의 존재감은 영화를 보면 반드시 알 수 있다.
 
배우 박은빈. 사진=나무엑터스
 
박은빈이 마녀2’에서 연기한 경희는 엄마 같은 느낌의 인물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소녀’(신시아)를 우연한 기회에 만났고, 그를 끝까지 보호하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론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농장을 동생 대길(성유빈)과 지역 조직폭력배들로부터 지키는 강단 있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겉도 강하고 속은 강한 외강내강형 인물이다.
 
사실 제가 마녀’ 1편도 보지 못한 상태였었거든요. 그게 또 기회가 안돼서 못보고 있었는데 뜻하지도 않게 출연 제안을 받았었죠. 정말 재미있단 얘기를 듣고 봐야지 했는데 출연 제안이 와서 이 기회에 보자 싶어서 봤죠. 제가 만화적인 설정들을 되게 좋아하는 데 그런 매력이 너무 가득 차 있더라고요. 캐릭터들의 예상치 못한 존재감도 너무 눈에 띄었고.”
 
마녀는 정말 강력한 액션 수위로 1편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이후 2편은 1편보다 더 강력한 액션 수위가 압권이란 입소문이 퍼지기도 했던 작품이다. 이런 작품이 박은빈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은빈도 배우를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출연 못할 것도 없지만 가장 의아했던 부분이기도 하다.자신의 배우적 이미지와 마녀는 접점을 찾기가 너무 힘든 작품이었단다. 그래서 우선 박은빈부터 그 의문을 풀어야 했다.
 
배우 박은빈. 사진=나무엑터스
 
“(웃음)저도 그게 제일 궁금했어요. ‘왜 나를?’ 이었죠. 감독님 미팅을 가서 제일 먼저 제가 이 영화에서 보여 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을 거 같은데요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근데 제 예상을 많이 벗어난 답변을 해주셨어요. 이유가 그래서 더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인간의 선과 악을 그리는 세계관 속에서 저한테 선의 이미지를 원하시더라고요. 소녀의 내재된 악의 본성을 누를 역할을 해달란 말씀이셨어요.”
 
기본적으로 마녀시리즈는 초인적인 능력자들의 전쟁을 그린다. 웬만한 초인적 능력자들이 아니다. 1편 주인공 구자윤은 도저히 상대가 안될 정도의 능력자였다. 하지만 2편 주인공 소녀 1편의 구자윤을 능가하는 능력자로 그려진다. 그리고 소녀를 추적하는 여러 그룹들의 능력 또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런 능력자들 사이에서 박은빈이 연기한 경희는 평범하다 못해 목숨을 부지하지 힘들 정도로 유약해 보인다. 박은빈도 그런 해석에 대해 웃음으로 대신한다.
 
경희가 피투성이에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소녀에게 같이 가자고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면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죠(웃음). 그걸 인간적이라고 하기 보단 너무 담대한 뭔가가 있는 것 같았죠. 영화에도 언뜻 언급이 되지만 죽은 아빠가 조직폭력배 두목이었어요. 그래서 항상 위험에 노출돼 살다 보니 현실을 파악하는 능력이 빨랐을 듯해요.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도 일단 도와야겠다란 마음이 앞섰겠죠. 이유 같은 건 없었다고 봐요.”
 
배우 박은빈. 사진=나무엑터스
 
박은빈은 경희에 대한 구체적인 사연을 상상하고 박훈정 감독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그럴 때마다 박 감독은 상상이 되는 그대로 연기를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박은빈은 박 감독이 영화는 장면이 남는 장르라고 설명했단 점도 언급헀다. 두 가지를 조합해 보면 경희란 인물을 배우 박은빈이 만들어 가는 지름길이 생각 외로 빨리 나타난 것 같단다. 그 지름길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박은빈이 꼽은 것은 이랬다.
 
제가 영화를 보고 느낀 장면 중에 경희를 상징하는 한 장면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영화에서 소녀가 지붕 위에 서 있는 데 그런 소녀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올려다 보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의 경희얼굴이 저한테도 너무 강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아마 그런 모습이 경희의 이타적이면서 주변 사람을 챙기고 걱정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마녀2’ 가운데 제 기억에 남는 딱 한 장면을 꼽자면 전 그 장면이에요.”
 
박은빈은 마녀2’ 마녀역이자 극중 소녀란 이름으로 등장한 신예 신시아에 대한 선배로서의 생각도 전했다. 신시아는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호흡한 박은빈에 대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다. 신시아의 그런 멘트를 이미 들었고 기사로도 읽었다며 쑥스러워하는 박은빈이다. ‘내가 그럴 정도의 도움을 줄 선배인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배우 박은빈. 사진=나무엑터스
 
제가 후배들을 칭찬하고 평가할 정도의 선배라고 말하기가 너무 민망해요. 제 도움조차 실제로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주고 싶었죠. 그리고 영화를 보니 다들 너무너무 잘 했더라고요. 시아는 첫 상업영화 출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견하게 했기에 너무 감탄했죠. 진짜 제가 다 자극이 되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을 정도에요.”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가장 화제가 될 내용은 아무래도 마녀’ 3편에 대한 기대감일 듯하다. 그리고 그런 기대감은 앞서 언급한 박은빈이 이번 영화에서 오롯이 담당한 무게감이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간 뒤 공개되는 쿠키 영상에서 깜짝 내용이 드러난다. 구체적인 언급은 불가능하지만 박은빈이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낼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배우 박은빈. 사진=나무엑터스
 
하하하, 그 부분에 대해선 진짜 전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로 감독님이 모든 결정권한을 쥐고 계시니 전 알고 있는 내용도 없고,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어요(웃음). 그냥 막연하게 기대를 한다면 마녀2’가 흥행을 하고 3편 제작이 확정된다면 아직은 이 세계관 안에서 숨을 쉬는 캐릭터로 더 남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긴 해요(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