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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향)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명가재건’ 신호탄 쏘나
오너2세에서 전문경영인으로…40여년간 진두지휘
주인 바뀌며 변화 모색…재무구조·시너지 강화 '주목'
2022-06-25 08:00:00 2022-06-25 12: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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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사진=쌍용건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싱가포르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국내 기업이 유럽기업과 맺은 최초의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방식인 두바이 에미레이트 타워호텔, 브루나이 영빈관인 왕립 폴로클럽, 2015년 아세안 정상회의+3의 공식 행사장으로 활용된 말레이시아 세인트레지스 랑카위 호텔. 각국의 주요 명소로 꼽히는 해당 건축물의 공통점은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는 점이다.
 
지난 1977년 쌍용양회 건설사업부에서 독립해 설립된 쌍용건설(옛 쌍용종합건설)은 45년 여간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수주를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글로벌 수주전 뒤에는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있었다.
 
고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김 회장은 1978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5년 여 만인 1983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며 오너2세 경영을 시작, 쌍용건설을 도급 순위 기준 7위까지 올려놓으며 한때 재계 5위권이던 쌍용그룹의 주력 계열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지난 40여년 간 유동성 위기로 쌍용그룹이 사실상 해체되고, 쌍용건설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굴곡을 겪으면서도 경영일선에서 쌍용건설을 이끌었다.
 
지난 2002년 쌍용건설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되고, 2014년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5년 두바이투자청(Investment Corporation of Dubai)에 인수되고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과정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진두지휘한 것이다.
 
그리고 김 회장은 또한번 기로에 섰다. 새 주인으로 의류 제조 및 판매기업인 글로벌세아가 나타나서다.
 
현재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ICD) 측에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작년 말 기준 쌍용건설 지분 99.95%를 보유하고 있으며, 양사는 7~8월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쌍용건설이 민간기업을 대주주로 맞는 건 쌍용그룹 시적 이후 24년 여만으로, '건설업계 명가 재건'을 위한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기업 성격의 대주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만큼, 글로벌 세아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다시 한 번 재기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쌍용건설은 올해를 ‘더 플래티넘 저변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 만큼, 계열사 시너지와 함께 국내외 양질의 수주도 확보해야 한다.
 
앞서 쌍용건설은 올해 들어 전라도 150kV 완도변환소 토건공사를 비롯해 △평택-오송 2복선화 제5공구 건설공사 △신세종복합 가스공급설비 설치공사 △인천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 주택사업 △부산 온천동 2차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수주했으며 현재 국내외 수주 잔고는 약 7조원 규모다. 
 
(표=뉴스토마토)
재무구조 개선도 필용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016억원으로 전년(1조4483억원) 대비 3.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억원에서 마이나스(-)1108억원으로 적자전환했으며, 당기순손실은 1069억원에서 1164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감소와 영업 부채 증가 등으로 부채비율은 418.5에서 634.7%로 급증한 상태다. 
 
강점이었던 해외수주 역시 쪼그라든 상황이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들어 24일까지 쌍용건설의 해외공사 수주액은 2612만30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억8747만7000달러)에 견줘 86% 급감했다. 지난 1992년 당시 3위였던 수주순위는 30위까지 떨어졌다.
 
구조조정도 관건이다. 김 회장은 두바이투자청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이후에도 지난해 3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실행 여부 등에 따라 쌍용건설이 해외건축 분야 시공경험과 인지도 기반으로 양호한 사업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 통한 재무구조 개선 수준, 본원적인 수익창출력 회복을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홍세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글로벌세아는 두바이투자청이 보유한 구주와 쌍용건설이 발행하는 신주(유상증자 계획)를 매입하는 형식으로 거래될 예정"이라며 "단기적인 재무안정성 개선 여부는 추가 유상증자 진행여부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해외 현장에서의 추가원가 발생과 도급액 조정에 따른 수익성 개선여부, 추가 증자의 실행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현재 수주한 주택현장을 점진적으로 분양 개시할 예정인 바, 신규 주택현장들의 분양실적과 각 현장들에서의 원활한 공사대금 회수 여부에 대한 정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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