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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항공우주청 설립, 끝나지 않은 논쟁
2022-05-27 06:00:00 2022-05-27 06:00:00
다음달 25일 KBS의 대표 장수 예능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이 경상남도 사천시에서 열린다. 사천시는 '항공우주청 사천설치 확정 기념'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KBS 측이 "해당 날짜에 행사가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목적이 항공우주청 확정 기념은 아니다"라며 사천시의 일방적인 행정이었음을 해명했지만 사천에서는 항공우주청 설치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두고 경남지사, 사천시장 후보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항공우주청 유치를 키워드로 내세운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에서 출발한 항공우주청 설치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학계 전문가들은 "우주 산업의 종합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사천이 적합한 입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조승래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이에 동조해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항공우주청 설립과 관련해 연구 클러스터와 정부 부처들이 모여있는 충남·대전 권역에 입지하는 것, 항공과 우주 분야를 분리해 관리하는 것 등 여러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답없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정부 조직개편을 앞두고 진행돼야 할 공청회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우주 산업을 적극 육성해 우주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포부가 지역주의에 기반한 표심 얻기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지금 국내 우주 산업은 중대한 관문에 서 있다. 다음달 15일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누리호가 두 번째 발사를 예정하고 있고, 여름에는 달을 향한 첫 번째 항해가 시작된다. 발사 성공 여부에 모두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우주 강국들은 민간 우주 여행이 더 이상 꿈이 아닌 상황에 한 걸음 다가섰고 우주 공간에서의 바이오, 의료 실험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우주는 지역주의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가 달려있는 생존 기반이다. 대의 앞에 치졸한 편가르기가 있어서는 안된다. 다양한 의견에 귀를 열고 국익만을 생각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김진양 중기IT부 기자(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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