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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제재 압박 지속…북미 '강대강' 대치 불가피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 요청…연이은 북 미사일 발사에 강경대응
미 독자제재 추진 가능성도…"북미관계 진전 쉽지 않다"
2022-01-19 14:46:00 2022-01-19 14:53:4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국이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하며 대북제재 압박으로 맞섰다. 지난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미국의 추가제재 요구와 북한의 도발이 차례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당분간 북미관계의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해지면서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 또한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18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AFP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안보리 회의 소집 요청은 북한이 올해 들어 미사일 발사를 4차례나 진행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 14일, 17일 등 현재까지 모두 4차례 미사일을 쐈다. 미국은 첫 번째 미사일 발사 뒤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했고, 지난 10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놨다.
 
18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 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미국이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했지만, 오는 20일 예정된 회의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핵심 우방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무력 위협으로 미러 관계 또한 원만하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결의안에 반대를 표명함으로써 미국 의지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릴 것으로 분석된다.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미국의 안보리 회의 소집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다. 대북 제재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또 한 번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을 자극하는 한편 미국의 한반도 접근에 대한 강경대응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가 1회로 끝났다면 미국도 경고의 적극성이 1회로 끝날 수 있었는데 (북한이)향후에 계속적인 미사일 발사와 무기개발 계획을 공언했다"며 "(안보리 소집 요구는)미국이 얼마나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의미를 갖는다"고 진단했다.
 
결국 북미관계는 당분간 도발과 제재를 주고받는 극한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자위권 강화를 명분으로 무기개발과 시험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북한은 자위권은 주권국 권리라는 주장을 유지하면서 미사일 시험 발사는 자위권 차원에서 하는 합법적 행위라는 점을 일상화시키겠다는 의도를 갖고 미국과 맞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미국도 맞대응 차원에서 독자 제재를 꺼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때문에 당분간 북미관계가 쉽사리 진전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미관계는 지금 상태에서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북한도 계속해서 도발하는 상태고, 미국의 대북정책도 제재와 억지력 강화 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당분간 북한 입장에서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보다는 중국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10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동 성명을 대표 낭독하는 모습이다. 사진/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트위터
 
다만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 새해 첫 포문을 연 2차례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제외한 나머지 2차례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사거리와 속도 면에서 미국이 정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적어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 입촌식이 시작되는 오는 23일부터 폐막식이 진행되는 다음달 22일까지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서라도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분위기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그동안)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한국이나 미국에 대해 자극적인 표현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르게 악순환으로 갈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전망한다"며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한 평화 공세로의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반도 문제를 대결이든 대화든 북한이 주도하고 있다는 의도를 가지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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