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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풀린 물가에 농축수산물 쿠폰 590억 '수혈'
11월 소비자물가 전년비 3.7%…두달 연속 3% 웃돌아
석유류·농축수산물 기여도 1.9%포인트…수요측 압력↑
수입·비축물량 활용 배추·마늘 안정…옥수수 할당관세 연장
물가 부처책임제…지자체 합동점검반 '감시 기능 강화'
2021-12-03 11:11:01 2021-12-03 11:11:01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예산 590억원'을 투입한다. 농축수산물 수급안정 대책과 더불어 가격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방출·수입을 조기에 결정할 수 있는 구조적 여건도 마련한다. 특히 '분야별 물가 부처책임제'도 도입한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 회의'를 열고 "어려운 물가여건을 감안해 당초 정부예산안에 없었던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국회단계에서 590억원 반영해 2022년에도 서민 장바구니물가 부담을 경감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3.2%)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3.7%를 기록했다. 3%대의 높은 물가상승세가 2개월 연속 나타난 것이다.
 
이억원 차관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의 기여도 합이 1.9%포인트로 지난달 1.0%포인트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11월 물가상승을 주도했다"며 "국제곡물 가격 강세 등에 따른 원재료비 인상 부담이 외식 및 가공식품 물가로도 확산되고 있으며 백신접종 확대와 방역조치 완화 등에 따라 내수여건이 개선되면서 개인서비스 중심으로 수요측 압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10월에는 11년 만에 한파특보가 발령돼 기온이 평년대비 7~8℃가량 떨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올랐다. 배추무름병, 오이·호박 바이러스 등 병해피해도 물가 상방요인이 됐다.
 
정부는 하방경직성이 강한 농축수산물 가격을 잡기 위해 단기 가격·수급 안정 노력과 더불어 유통구조 개선 등 근원적이고 구조적인 정책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올해 생산량 감소(-13.9%)로 가격 강세인 마늘은 이달 중으로 수입을 추진한다. 채소류 비축물량을 활용해 배추·마늘 등 가격 강세 품목의 가격 안정에 나선다.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으로 서민 장바구니 물가를 낮춘다.
 
구조적 정책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가격불안 발생시 방출·수입물량을 조기에 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인공지능(AI) 및 드론 등 첨단기술 활용을 통해 농업관측 정확도와 예측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농축수산물 가격 조사(aT) 대상과 종류를 확대하는 등 품목별 가격·수급 동향을 더욱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가공식품과 개인서비스의 경우 원재료비 인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업계 지원을 확대한다.
 
가공용 옥수수에 대한 할당관세 연장과 설탕에 대한 할당관세 수입물량 확대 등 가격 급등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지원을 늘린다. 사료원료매입자금 지원예산 규모도 올해 506억원에서 내년도에 647억원까지 확대한다.
 
외식업계 지원을 위해서는 면세농산물 의제매입세액 공제율과 한도 특례 적용기한을 2023년까지 2년간 연장한다.
 
국제유가 및 원자재 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효과가 더욱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자영주유소 가격인하 독려 등 정책노력을 강화한다.
 
또 유류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뜰주유소가 도심에 더 생길 수 있도록 일부 도심부의 알뜰주유소간 이격거리 조건을 완화한다.
 
비철금속 가격 급등에 대비해 방출가능한 비축물자 재고 운영의 탄력성을 제고하고 비철금속 할인방출시 중소기업에게 우선 판매될 수 있도록 운영지침 등을 개선한다.
 
다른 품목·업계 인상에 편승해 가격 인상이 확산되는 경우 물가불안 심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현장점검 및 업계소통을 강화해 인상요인을 최소화한다. 가격인상 등 담합 의심정황 발견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물가대응체계도 확대·개편한다.
 
소관부처의 책임성을 제고하고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분야별 물가 부처책임제를 도입한다. 부처별로 소관분야에 대한 가격과 수급 모니터링 결과와 단기 안정화 및 구조적 대응방안을 포함한 분야별 종합적인 물가안정방안을 마련해 물가관계차관회의와 비상경제중대본회의를 통해 관계부처가 함께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이행한다.
 
지자체에서는 행안부와 함께 물가대책 종합상황실을 중심으로 물가감시기능을 강화한다. 지자체별로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시장교란행위 등을 적극 단속한다.
 
이억원 차관은 "12월 소비자물가는 유류세 인하효과 반영, 김장수요 조기 종료 등은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글로벌 공급망차질, 국제원자재가격 변동성 확대, 오미크론 바이러스 출현 영향, 기상상황, 수요측 압력 등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서민 장바구니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과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 회의를 열고 "또한 어려운 물가여건을 감안해 당초 정부예산안에 없었던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국회단계에서 590억원 반영해 2022년에도 서민 장바구니물가 부담을 경감시키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마트의 김장채소 판매 코너.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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