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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초대석)염블리 "내년 주식시장 나쁘기 어렵다…다가오는 메가트렌드 3가지"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인터뷰 ①
메타버스·모빌리티·AI로봇 주목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 주가 급등 종목 중심으로 주의
2021-11-30 06:00:00 2021-11-30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우리나라 지수를 결정하는 건 삼성전자와 현대차, 네이버같은 대표기업들이다. 이들이 내년에도 최악일까? 내년 증시 대폭락론에 동의하기 어렵다."
 
다양한 유튜브 채널과 방송을 통해 '동학 개미(개인 투자자)'와 소통하는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내년 증시 전망이 올해보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 원자재 대란 등 이슈로 인해 내년 증시에 대한 개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그는 기업에 장기투자하고 있다면 모든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소위 '유튜브 스타'로 활약하기 이전에도 약 15년간 온라인 영업부서에서 개인들에게 알짜 투자 조언을 해온 그로부터 내년 증시 전망과 유망 업종, 개인들이 주식 정보를 얻을 때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우연수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내년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내년 증시 대폭락이 온다는 분들도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 내년 대표 기업들이 안좋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지수를 결정하는 건 삼성전자와 현대차, 네이버같은 회사들이다. 반도체를 합치면 전체 시총의 30% 정도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을 합치면 10%, 자동차가 5~6%, 제약·바이오가 10% 정도다. 올해 이들 기업이 다 별로였는데, 내년에도 최악일까.
 
삼성전자는 내년 2분기까지 반도체가 꺾인다는 소식에 주가가 빠졌으나 이미 충분히 반영이 됐다. 앞으로는 반도체 수요가 많아질 일이 남았다. 지금 핫한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하려면 클라우드가 있어야 하고 데이터센터 서버도 증설해야 하는데, 다 반도체가 필요하다. 현재는 고작 스마트폰, 서버, PC 세가지에서만 반도체 수요가 있지만 다가오는 자율주행차, 로봇 시대에도 반도체는 필수다. 이런데 내년에도 삼성전자가 나쁠까. 
 
눈여겨 볼 업종이 있다면.
메가 트렌드 산업을 세가지로 본다. 메타버스 열풍이 하드웨어까와 인프라까지 이어지는 게 하나의 트렌드일 것이다.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반도체가 필요할테고, 애플 등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를 만든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카메라가 들어간다. 국내 카메라 모듈 회사들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업체까지 모두 함께 묶이는 메가 트렌드다. 
 
두번째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축으로 형성되는 모빌리티 생태계로, 약 10년 갈 사이클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이를 준비하고 있다. 세번째는 인공지능(AI)이다. 해외에서는 일론머스크가 우선 화두를 던진 상황이고, 국내에서도 AI 채용 플랫폼 기업 '원티드랩'이나 AI 가상인간을 개발하는 '마인즈랩' 등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콜센터 등에서도 사람이 아닌 가상인간이 일하는 시대가 올테고, 한단계 더 나가면 로봇 시대가 오는 거다. 아직 초기 단계라 시간이 걸리겠지만 로봇과 인공지능도 장기적으로 메가트렌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누가 봐도 앞으로 좋아질 수 있는 산업들이 많이 있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치매·정신질환 관련 치료제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피부미용과 임플란트, 혈당측정기 등 의료기기 회사들도 보면 좋다. 앞으로 반려동물 산업도 더 커질테다. 이런 산업들에서 기업을 발굴하면 되고, 능력이 안되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 된다.

대선이나 물가 등 다른 대외 변수들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새 정권이 오면 고용이나 투자쪽에서 많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 역시 올해 국내 증시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는데, 내년은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기 집권의 명분을 얻으며 소기의 자기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경기 부양에 신경 쓸 것으로 본다. 최근 부동산 쪽도 워낙 안좋다 보니 규제를 좀 풀어주는 분위기다. 시진핑의 목표는 중산층을 단단하게 만드는 건데, 그럴려면 계속 투자하고 공장을 만들 거고 투자 사이클이 올 거라고 본다. 이렇게 완만히 안정을 찾아가면 소비가 늘 거고, 우리나라 기업에도 긍정적이다.
 
최근 물가 상승도 화두인데, 원자재 공급난도 안정되고 있고 컨테이너 적체 문제도 해소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물류 비용이 낮아질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 제로금리에서 금리가 인상될 때 단 한번도 주식시장이 붕괴된 적이 없다는 걸 역사가 증명한다. 금리가 오히려 매우 높을 때 위험이 왔다. 미국은 아직 제로금리고 우리나라는 이제야 1%에 진입했을 뿐이다.
 
연말 연초 투자, 주의해야 할 점이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주주 양도 차익 과세에 따른 개인 매물 출회를 조심할 필요는 있다. 기업이 나빠서 파는 건 아니고, 10억원 이상 한 종목을 보유한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파는 거다. 중소형주는 가볍기 때문에 개인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가 빠질 수 있다.
 
특히 주가 상승이 너무 높았던 기업들을 위주로 조심하면 좋다. 양도차익 과세는 내가 수익이 났을 때 내는 거다. 손실이면 안낸다. 가령 10억원 이상을 메타버스 종목에서 가지고 있다면 팔 가능성이 크겠지만, 지금 많이 빠져있는 자동차나 화장품 종목을 갖고 있다면 굳이 세금 낼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연초 효과'란 것도 생각보다 잘 맞는다. 매년 초반기에는 코스닥을 중심으로 좋고 바이오주들이 강하다. 올해는 바이오가 부진했어서 바이오 ETF를 노려봐도 좋겠다. 또한 올해는 대선 시즌이 있으니 인물에 베팅하지 말고 정책 테마로 움직일 것 같은 기업을 보면 좋을 것 같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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