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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빈소)'상주' 노재헌 "고인, 5·18 희생자에 용서 구해'"
노 전 대통령 유언 공개…5·18 민주화운동 유족도 조문
"장지는 파주 통일동산으로 정부와 협의 중"
2021-10-27 15:08:25 2021-10-27 15:08:25
[뉴스토마토 임유진·민영빈 기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27일 고인의 장지 관련해 정부와 경기도 파주 통일동산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주인 재헌씨는 이날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해 결정을 들은 바 없다"면서 "고인께서 평소 갖고 계셨던 북방정책과 남북 평화통일 의지를 담아 파주 통일동산으로 묻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계속 갖고 있고, 그렇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인의 유언도 공개했다. 재헌씨는 고인의 생전 유지에 대해 "국가에 대해 생각과 책임이 컸기 때문에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다 본인의 무한책임이라 생각하고 계셨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바랐다"고 유언을 전했다. 이어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시겠다. 앞으로의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평소에 하셨다"고 했다.
 
재헌씨는 "평소에 갖고 계셨던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 또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을 군데군데 중간중간 많이 피력하셨다"면서 "아시다시피 (노 전 대통령이) 10년 넘게 누워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태다 보니 직접적으로 말씀을 표현 못하신 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유족도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재헌씨가 세 차례 광주를 직접 찾아 5·18 희생자들에게 사과한 데 대한 화답 차원의 조문이었다. 박남선 광주 5·18 유족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만약 전두환씨가 돌아가셨다면 저는 오지 않았을 테지만, 5·18 광주 학살의 만행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수차례 자녀를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용서를 구하는 말을 해왔다"며 조문 배경을 밝혔다.
 
박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수차례 광주 학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거기에 대해 사죄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본인(노 전 대통령) 육성으로 그런 얘기를 들은 바는 없다. 본인이 직접 사죄를 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병석에 누워있기 때문에 올 수 없어서 아들인 노 변호사가 광주를 방문했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는 데 대해선 "잘못을 통렬히 반성하는 입장이 있다면 굳이 국가장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고(故)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27일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사진/민영빈 기자
 
임유진·민영빈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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