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킹덤: 아신전’, 지독하게 끔찍하고 극단적으로 처연하다
공개됐고 또 공개될 ‘킹덤’ 전체 세계관 실마리 그리고 해답 ‘제시’
단순한 ‘흑백논리’ 아닌 한 인물의 복수 그리고 한 집중한 ‘섬뜩함’
입력 : 2021-07-27 00:00:01 수정 : 2021-07-27 00: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끔찍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처연한 방식은 상상도 못했다. 조선을 뒤흔든 사건이다. 죽은 이를 되살리는 생사초그리고 되살아 난 생사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속 세계관의 조선은 당면한 위기가 너무도 급박하다. 나라의 존폐가 경각에 달렸다. 걷잡을 수 없이 늘어가는 생사역’, 그리고 땅 끝에서 또 다른 끝으로 위기를 추격해 가는 세자 이창. 이 과정에서 드러난 몇 개의 힌트. 생사초의 습성 그리고 생사초는 북방에서 왔다’. 이 단서는 시즌2’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의문의 인물을 통해 수면 위로 끌어 올려진다. ‘킹덤세계관을 구축해 낸 김은희 작가를 통해 공개된 이 인물은 다음과 같다. 여진족 출신. 여성. 그리고 생사초의 시작을 아는 인물. 이름은 아신’. 배우 전지현이 깜짝 등장해 전 세계를 뒤흔든 킹덤 시즌2’ 마지막화 마지막 장면은 그렇게 모두의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전지현그리고 아신이란 이름만으로도 그 인물에 대한 궁금증은 더할 나위 없이 커졌다. 제작진은 킹덤세계관을 보다 더 확장시키고 이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를 준비해 나간다. 각각의 인물이 가진 또 다른 단독 세계관 공개를 결정했다. 그 첫 주자가 아신이다. 북방 여진족 출신. ‘생사역을 거느린 여전자. 도대체 어떤 인물이고 또 어떤 일을 겪었기에 그토록 서늘한 분위기와 압도적 아우라를 뿜었을까. ‘킹덤: 아신전이 그 해답을 전한다.
 
 
 
킹덤: 아신전아신한 사람의 탄생기이기도 하지만 시즌1과 시즌2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시즌3와 그 이상 세계관을 완성하는 데 절대없어선 안될 퍼즐이다. ‘킹덤: 아신전은 이 전체 세계관에 대한 ?’란 질문에 가장 완벽한 답이다. 이 보다 더 적절한 답은 그 어떤 추론으로도 불가능해 보인다.
 
시간적 배경은 시즌1’ 이전. 조선의 북방 압록강 인근. 여진족 집단 거주지 번호부락’.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을 성저야인이라 불린다. 조선시대 백정으로 불린 특정 계층의 조상들. 그들은 여진족에게도 조선인에게도 모두 천대 받는다. 피를 배신한 사람 그리고 북쪽의 야만인이라고. 번호부락 족장 타합(김뢰하)은 조선인들의 이런 멸시와 냉대 그리고 파저위로 불리는 같은 핏줄의 여진족들에게서 연일 목숨을 위협받는다. 하지만 조선에게서 받은 정착 기회와 땅을 버릴 수 없다. 그는 여전히 조선에 충성한다. 번호부락 인근 조선 군영 추파진대장 민치록(박병은)은 그런 타합과 성저야인들을 적절히 이용 파저위 동태를 경계한다.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넷플릭스
 
국경을 경계로 파저위들이 부지불식간에 조선땅에 넘나들던 시기. 일부 파저위들이 국경 지역 폐사군에 침입했다 몰살 당한다. 폐사군은 국법으로 어느 누구의 출입도 금지한 땅. 민치록은 그 죽음을 계기로 압록강 인근 세력을 확장 중인 파저위 수장 아이다간(구교환)의 침입을 경계한다. 사실 이 모든 게 아이다간의 계략일 수도 있다. 민치록은 즉각 타합을 위한 간계를 펼친다. 파저위 땅에 소문을 퍼트리는 것. 호환(호랑이에 의한 화)으로 인해 조선 땅에서 파저위 십 수명이 끔찍한 죽임을 당했다고. 하지만 이 모든 게 파저위들에게 발각된다. 사실 발각이 아니다. 민치록은 번호부락 모두를 희생양으로 전쟁의 불씨를 막는다. 민치록이 역으로 파저위들에게 폐사군 땅 죽음의 진실을 전한다. 결과적으로 타합은 파저위 땅에서 거짓을 퍼트린 죄로 붙잡혀 끔찍한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번호부락은 폐사군 땅 죽음의 대가로 잿더미가 된다. 타합의 딸 아신(김시아, 전지현)은 생사를 넘나드는 엄마의 병을 고치기 위해 폐사군 땅에 존재한 죽은 사람을 살리는 풀을 찾아온다. 하지만 이미 부락은 잿더미가 된 뒤다.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넷플릭스
 
살아 남은 아신은 민치록에게 향한다. 피의 복수를 눈물로 부탁한다. 어린 아신은 그렇게 추파진에 머물게 된다. 사람 취급 받지 못하던 성저야인아신은 돼지 우리에서 먹고 자고 버틴다. 군영 내 유일한 여성 아신은 허드렛일을 도맡는다. 세월이 지나 성장한 뒤에는 일부 군인의 성노리개 역할까지 맡는다. 그래도 버텼다. 복수를 위해. 홀로 남은 시간에는 숲에서 활을 쏘며 무예를 갈고 닦는다. 갈고 닦은 무예를 기반으로 민치록의 명을 받아 매일 밤 압록강 건너 파저위 동태를 살피는 간자역할까지 한다. 모두 복수 위해서다. 하지만 십 수년이 흐른 어느 날 침입한 파저위 땅에서 아신은 끔찍함을 마주한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 타합을 발견한다. 아이다간에 의해 두 다리와 두 팔이 끊긴 채 살아도 산 게 아닌 상태로 목숨만 붙어 있었다. 고통 속에서 딸에게 죽여 달라 애원한다. 아신은 절규하며 아버지를 죽인다. 이제 아신의 칼날은 조선과 파저위를 향한다. 조선과 여진의 모든 생명을 죽인 뒤 자신도 최후를 맞이할 생각이다. 이제 아신은 복수만을 꿈꾸며 버티던 성저야인이 아니다. 그는 그 자체로 그 순간부터 한()이고, ‘죽음이다.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은 단순하게는 이 세계관 속 한 인물에 대한 외전이다. 하지만 단순한 외전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시즌1과 시즌2를 통해 역병처럼 이어 온 근원의 실마리가 킹덤: 아신전에 담겨 있다. 조선의 가장 남쪽 끝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시즌1, 시즌2의 상징성이 된 권력 투쟁과 조선의 또 다른 끝 북쪽에서 치고 내려오는 보이지 않은 위협. 이 얘기의 근원적 충돌은 이제 시즌3부터 시작되는 지키려는 자세자 이창과 파괴하려는 자아신의 대결이 가능한 키워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이 대결이 성사된다면 선악의 구분은 모호해진다.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넷플릭스
 
아신은 조선에 농락당해 아버지와 가족 그리고 수 많은 부락 사람 모두를 잃었다.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짓밟혔다. 그의 분노와 그의 판단 그의 응징과 그가 일으킨 피바람을 단순한 이분법적 논리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시즌1이 혜원 조씨 가문과의 대결, 시즌2과 세자 이창과 중전의 대결로 압축된다면 시즌3는 단순 권력 구도에서 벗어난 보다 큰 그림에 대한 실마리를 추론해 낼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 버린 셈이다. 왜란 이후 혼탁해진 조선 그리고 생사역이 발발하기 전 혼탁해진 사회. 그 속에서 발생되는 권력 투쟁 승자와 패자. 그 싸움의 희생양이 된 주변인들. ‘킹덤: 아신전은 궁극적으로 킹덤세계관이 잡아낸 모든 죽음과 생()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지 그려지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 모두에 대한 흑백논리를 무색하게 만든다. 이 세계관 자체가 아신의 한에서 시작된 피의 복수극이었단 원인을 공개한 뒤부터다.
 
'킹덤: 아신전' 스틸. 사진/넷플릭스
 
원인이 공개되고 시작이 드러났기에 세계관 자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킹덤: 아신전은 사실을 감춰낸 그 뒤에 존재한 진짜를 아직도 숨기고 있다. 벽화를 통해 아신이 알게 된 생사초비밀. ‘국시당이라 불린 폐사군 내 존재한 동굴. 작가 김은희의 상상력이 펼쳐질 킹덤의 세계관은 아직 시작도 안 했을지 모른다. 지독하게 끔찍하고 극단적으로 처연함이 가득했던 킹덤: 아신전이 이번에도 그 힌트만 던졌을 뿐이다. 7 23일 전 세계 넷플릭스 동시 공개.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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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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