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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일반 청약 돌입…청약 '흥행' 넘어 '따상' 가능할까
카카오뱅크 일반청약 26~27일, 1636만2500주 배정…공모가 3만9000원
2021-07-25 06:00:00 2021-07-25 0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IPO(기업공개) 기관 수요 예측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2600조 가까이를 모은 카카오뱅크의 일반 청약이 시작된다. 고평가 논란을 넘어 사상 최대 기관 청약금이 모인 상황에서 일반 청약 흥행에 대한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다만 고평가 논란으로 인해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해서는 증권사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카카오뱅크
2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접수한다. 전체물량의 25%인 1636만2500주가 배정돼 있다. 절반은 균등 배정, 나머지 절반은 비례 배정 방식으로 진행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인수회사인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청약은 두 곳 이상의 청약처 또는 복수 계좌를 사용하는 중복 청약 및 이중 청약이 불가하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시장 기대는 최대치로 형성된 상황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 결과 국내는 1287곳, 해외는 380곳 등 총 1667곳이 참여했으며 주문 규모는 2585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존 역대 최고액은 SK(034730)IET의 2417조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수요 예측 흥행을 업고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인 3만90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공모가 기준으로 예상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8조6000억원 수준이다.
 
일반 청약을 마친 후 카카오뱅크는 내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해서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은행의 성공 사례로 꼽히게 된 이유로 △ 카카오 플랫폼의 공유 △ 언택트 금융모델의 메리트 △ 사업초기 빠른 증자와 인프라 투자 △ 핵심사업의 적절한 선택과 집중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시가총액 예상치를 약 31조원으로 제시했다. 해당 시총 예상치는 올해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5.5배 수준이다. 
 
구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언택트 금융 모델이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점을 증명했다"면서 "카카오뱅크의 총영업이익 대비 판관비가 지난해 52.2%로 이미 기존 은행들을 밑돌았고, 장기적으로 30%를 하회하면서 타은행을 압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이 2020년 1140억원에서 2021년 2590억원, 2026년 78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고평가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도 은행법을 적용받는 은행"이라며 "비대면 영업은 영업 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장기적인 가치도 결국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은행법의 특성상 ROE는 10%대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라며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ROE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기관 수요 예측의 흥행이 상장 초기 주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고평가 논란이 일어난 상황에서 고가에 형성되는 주가는 외국인 매물 폭탄의 동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넷마블(251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의 시초가는 부진했던 경험이 있다"면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가 상단으로 형성됐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펀더멘탈(기업가치판단)에는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상장 첫날 외국인 물량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 연구원은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의 기관, 외국인 미확약 청약분은 각각 71.5%, 16.1% 수준이었다"면서 "카카오뱅크 공모에서 외국계 주관사 인수비율이 배정분의 절반에 달하는 만큼 외국인 배정 비율이 높아지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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