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정부 산업 지원책 난기류에 LCC '발 동동'
입력 : 2021-04-08 06:00:00 수정 : 2021-04-08 06:00:00
권안나 산업1부 기자.
정부가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은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어 업계는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기세를 보면, 누구도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시간으로 향하고 있는 듯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LCC들의 부채비율은 400~800%대에 달했다. 가장 부채비율이 높은 곳은 에어부산으로 자본총계 1102억원에 부채 9242억원으로 부채비율이 838.5%나 됐다. 티웨이항공이 503.6%, 진에어가 467.4%, 제주항공이 438.9%로 너나 할 것 없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항공업계 적자 규모만 1조원에 육박했던 만큼, 올해도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은 자명하다.
 
이런 LCC들에게는 정부 지원책이 단비 같은 소식이었던 건 사실이다. 수익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국제선 수요 회복 없이는 겨우 기재 유지비나 벌어들이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속사정도 모르고 흐르는 시간만 야속하게 느껴지지만, 우선은 지원 범주에 포함되기를 바라는 게 최선이라는 게 업계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 사례를 비춰보면 이마저도 '남의 나라 얘기'일까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정부는 항공과 해운업 등을 코로나19 위기 업종으로 선정하고 40조원 규모의 기안기금을 조성해 지원한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하지만 LCC 대부분이 기안기금 지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시도조차 하지 못했고, 기안기금 집행률은 1%대에 불과했다.
 
당시 기안기금의 신청 조건은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근로자수 300명 이상으로, LCC 가운데 최종적으로 기안기금을 지원받은 곳은 제주항공 단 한 곳 뿐이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이 직접 산업은행과 국회 등을 방문해 기안기금 기준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건을 충족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고민은 이어진다. 높은 대출 금리 때문이다. 해외 정부 기금의 경우 만기 10년에 최초 5년 연 1% 수준의 이자로 책정돼 있지만, 국내는 3년 만기 기준 이자는 5~7%대로 고금리여서 부담이 상당하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 버틸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 주겠다는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자금줄이 막히면 결국 경영 위기와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때를 놓치면 백약도 무효하다고 했는데, 부디 늦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에는 국토부가 지체한 시간 만큼 현장의 고통과 애로를 충분히 고려한 세부안을 마련했길 기대해본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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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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