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차 지배구조개편 '째깍째깍'…정의선의 오토에버 활용법은?
현대차 IT 3사 합병비율, "정의선 회장 지분율 희석 최소화 수준"
3사 간 합병, 현대차 순환출자 해소·세법 변경과 연동…끝은 정의선 회장 지배력 강화
입력 : 2021-02-23 09:30:00 수정 : 2021-02-23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9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합병비율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현대오토에버(307950)의 합병 관련 증권 신고서가 우여곡절 끝에 승인됐다. 현대엠엔소프트의 합병가액은 올랐지만 장외주식 거래가격은 끝내 인정받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은 지분율 희석을 최소화시켰다. 공정경쟁 3법통과와 세법 개정으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은 올해 말까지 속도감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오는 4월1일 합병 예정인 현대오토에버의 정회장 지분은 향후 지배 구조 재편 시 주식 교환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그룹 IT 3사 간 합병 후 영위할 사업영역.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지난 8일 금융감독원은 현대오토에버의 합병에 관한 증권 신고서가 6일 자로 효력이 발생됐다고 공시했다. 현대차 그룹이 그룹 내 IT 3사 간 합병에 관한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지 두달 여만이다.  
 
지난해 12월11일 현대오토에버 이사회는 현대오트론, 현대엠엔소프트 등 현대차(005380) 그룹의 IT 3사 간 합병을 결의했는데, 당시 합병비율이 문제가 됐다. 현대오토에버는 비율에 따라 신주를 발행,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주식 1주 당 현대오토에버 주식 0.96주, 0.12주를 각각 교부하려 했다.
 
현대엠엔소프트 주주들을 중심으로 현대엠엔소프트의 1주 당 가격이 저평가 됐다고 의견이 나왔다. 당시 평가를 한 한영회계법인은 현대엠엔소프트의 장외주식 거래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본질가치로 평가, 1주당 8만 8381원으로 산정했다. 현대엠엔소프트 주식은 합병 발표 직전인 지난해 12월9일 비상장주식 거래사이트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1주 당 기준시가가 15만원이었기에 적정 가격 논란이 일었다.
 
한영회계법인은 증권플러스 비상장, 피스톡, 38커뮤니케이션 등 거래사이트 5개의 거래가격을 적정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거래가격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해 1월 중순 이후 총 거래량이 전체 유통 주식 수 대비 0.7%에 불과해 시장에서 충분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거래로 보기 어렵다"라고 공시를 통해 설명했다.
 
이후 한영회계법인은 금감원의 정정 요구 사항을 반영하며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의 본질가치를 각각 9만2445원과 1만2080원으로 재평가했고, 합병비율은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순서로 1 대 1.002 대 0.13으로 변경됐다. 
 
 
 
합병으로 수혜를 받았다고 지목되는 곳은 현대오토에버다. 현대오토에버가 상대적으로 고평가 받을 경우, 신주 발행으로 인해 희석되는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의 지분이 최소화되는 정황도 고려됐다. 또한 상장사인 현대오토에버는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가액을 결정했다. 지난해 크게 오른 현대오토에버 주가는 평가에 십분 반영됐다. 현대오토에버의 1주당 기준가액 9만2237원은 이사회 의결 전 1달 간 주가(종가 기준)를 가중평균해 결정했다. 5만400원인 2019년 말 종가와 비교할 때 80.1% 오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병을 통해 정의선 회장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강하다. 또한 다른 계열사의 합병비율 산출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이 깐깐하게 검사를 했다는 후문이다. 비상장기업의 거래가격이나 기준시가를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현재가치할인법을 통한 수익가치 산정으로 미래가치를 담았다. 증권사 연구원은 "정의선 회장이 통합소프트웨어 기업의 지분을 큰 희석 없이 남겨놨다"면서도 "하지만 지분율에 대한 문제는 없었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보다는 현대오토에버의 지분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세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올해 지배구조를 정리하지 않을 경우 정의선 회장은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고, 현대차 그룹은 순환출자 지분의 의결권이 제한될 수 있다. 
 
정부는 2019년 개정 세법을 통해 지주회사 개편 과정에서 대주주가 다른 계열사 주식을 현물출자하고 지주회사 주식을 받을 때 발생하는 양도 차익에 대해 과세 이연되는 특혜를 없앴다. 2022년부터는 4년 거치 후 3년 분할 납부하도록 했다(조세특례제한법 제38의 2). 대주주 입장에서는 2021년 말까지 지주회사 전환 과정을 마치지 못한다면, 부과되는 양도세만큼의 비용이 추가되는 셈이다.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할 경우, 예상되는 지배구조. 출처/유안타증권.
 
정 회장은 순환출자 해결과 지배력 유지란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선 계열사 별로 순환 보유 중인 주식을 한곳이 보유해야 한다. 계열사 간 주식 양수도, 주식 교환 등이 그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가 지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문제점은 정 회장의 지분율은 0.3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현대차, 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012330)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엔지니어링 등 정 회장이 보유한 주식들은 모비스 지분율 강화에 쓰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정회장이 조세 특례를 활용하려면 주식 교환이 필수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저평가와 현대오토에버 등 보유 주식의 고평가가 동반될 때 정 회장의 지분율은 극대화된다. 이 모습은 실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년 말 대비 하락했다. 2019년 말 25만6000원이었던 모비스 주가는 지난해 말 기준 25만원에 그치며 상승장에서 소외받으며 되려 뒷걸음질 쳤다.  
 
반면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그룹 상장사 주가는 크게 올랐다. 특히 현대오토에버는 2019년 말과 비교해 2.5배가량 상승했다. 그렇기에 현대차 그룹 IT 3사 간 합병 역시 향후 교환 비율 산정 시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의선 회장이 기존 법의 혜택을 받으려면 시한이 촉박해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면서 "IT 계열사를 집결시킨 후 오토에버의 주가를 높여 이를 지배력 강화에 활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주주총회 통과, 지분 교환 등 여러 절차를 해결해야 하기에 오토에버 주식을 머지않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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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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