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른 'LG 스마트폰'…사업부 매각에 무게
"모바일 기술 내재화 후 파는 게 최상"…적자 축소·현금 유입 기대
입력 : 2021-01-21 10:45:35 수정 : 2021-01-21 10:45:35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LG전자의 '아픈 손가락' 스마트폰 사업이 수술대에 올랐다. LG전자가 공식적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업 철수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사물인터넷(IoT)과 전장에 필요한 통신 관련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구개발 조직은 다른 본부로 흡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전자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은 설계와 디자인 등 연구개발 기능은 남기고 생산 부문은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비용을 줄여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은 벗어나면서 사물인터넷 시대의 핵심인 스마트폰 기술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란 점에서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카메라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등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폰은 지능화되고 있는 가전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동차 전장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LG전자도 이런 이유로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지속한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몇 년간 제품 포트폴리오 개편 등을 통한 자원 운영의 효율화, 글로벌 생산기지 조정, 혁신제품 출시 등의 노력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규 폼팩터를 적용해 내놓은 전략 모델 'LG 윙'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성과를 내지 못했다. CES 2021에서 선보인 롤러블 폰은 기술력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사업 반등을 이끌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결과 MC사업본부는 2015년 이후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고 지난해 말까지 누적 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든 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났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반전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더 작다.
 
LG전자는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지금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를 인수할 주체로는 베트남 빈 그룹이 거론된다. 빈그룹은 2018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빈 스마트를 설립했고 북미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전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밖에 페이스북과 구글 등의 이름도 거론된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 매각에 성공한다면 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을 기록했지만 MC사업본부는 8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이 아이었다면 4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LG전자 MC사업부는 연간 80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지속했고 올해도 폭은 축소되겠지만 손실은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망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한계에 도달했고 전략 모델의 판매 성과 저조 등으로 추가 카드가 제한된 상태"라며 "최상의 시나리오는 대규모 적자 해소와 영업권·특허 가치에 대한 현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부 매각"이라고 분석했다.
 
또 매각이나 철수를 하더라도 핵심 모바일 기술은 내재화해 IoT 가전,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한 뒤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가전과 신성장 동력인 로봇, 전장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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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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