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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향)최성안 삼성ENG 대표, 코로나 뚫고 수주 ‘훨훨’
코로나에도 조 단위 EPC 잇단 수주…기본설계 연계 전략 성과
2020-12-06 06:00:00 2020-12-06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 수주 낭보를 연이어 울리고 있다. 멕시코와 말레이시아에서 조 단위 규모의 대형 사업을 확보했다. 기본설계 중심의 경쟁력을 토대로 EPC(설계·조달·시공) 추가 수주에도 성공한 것이다. 코로나 쇼크로 해외 건설 발주 환경이 나빠진 상황인데도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6일까지 삼성엔지니어링이 올린 올해 신규수주는 약 9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3분기까지는 약 2조970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4분기 들어 멕시코와 말레이시아서 각각 4조1000억원, 1조2000억원의 EPC 공사를 따냈다. 이외 헝가리에서도 두산솔루스 전지박공장을 수주했고, 국내에서도 바이오 플랜트 사업을 확보했다. 추정되는 신규수주 금액 9조원은 올해 목표치 10조5000억원의 85.7%에 달한다. 연내 1조원 이상 추가 수주할 경우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최성안 대표의 이 같은 성과는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실적 중에서도 두드러진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해외 계약 금액은 4일 기준 74억5483만달러다. 해외 전체 계약 금액 304억7407만달러 중 24.4%에 해당하는 액수로, 삼성엔지니어링의 비중이 가장 높다. 
 
최 대표의 수주 실적은 기본설계 수행에 공을 들인 덕이다. 회사는 설계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기본설계 분야를 공략해 왔다. 기본설계는 플랜트의 전체적인 틀을 정하는 작업으로, 설계 기술력과 경험이 수주에 관건이다. 
 
기본설계만 놓고 보면 수주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는 향후 이어지는 대형 EPC 사업을 추가로 따내는 데 한발 앞서나갈 수 있다. 설계와 현지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손실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 기본설계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발주처 신뢰를 쌓는 데도 유리한데 이 역시 EPC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 최 대표가 4분기 연달아 확보한 사업은 기본설계와 연계된 추가 EPC 공사였다. 지난 10월 수주한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에선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기본설계를 수행한 이후 상세설계와 주요 기기 발주, 현장 기초공사 등도 진행했다.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EPC도 기본설계 연계 공사다. 최 대표는 지난 2018년 기초설계 전 단계인 개념설계를 수주해 이 사업에 참여한 이후 지난해 4월 기초설계도 수행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에서 쉘 OGP 프로젝트의 기본설계도 진행 중인데 이 사업 역시 향후 EPC 연계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 
 
신규 수주에 힘입어 수주잔고도 증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잇단 수주로 수주잔고 17조원 이상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14조2375억원에서 19.4% 가량 늘어난 규모다. 최근 8년만에 가장 많은 금액이기도 하다.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도 연간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1조6854억원, 영업이익 820억원이다. 3분기 누적 실적까지 고려하면 연간 매출은 6조5553억원, 영업이익은 35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각각 목표의 9%, 4%를 초과달성할 전망이다. 
 
다만 경영손익에는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경영계획인 매출 6조원은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면서도 “이익은 코로나19에 따른 각종 충당금이 반영될 것”이라며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사진/삼성엔지니어링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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