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의 독립경영 첫 발…상사·실리콘웍스·하우시스 등 분사한다
4개 계열사 자회사로 'LG신설지주' 설립 이사회 결의
구본준 고문 계열 분리 첫걸음…내년 주총 거쳐 5월1일 출범
입력 : 2020-11-26 16:43:33 수정 : 2020-11-26 16:43:33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홀로서기에 첫 발을 뗐다. 구 고문은 ㈜LG신설지주(가칭)를 통해 LG상사·실리콘웍스·LG하우시스·LG MMA 등 4개 LG그룹 계열사를 분리해 나갈 계획이다.
 
LG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LG의 자회사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LG신설지주는 구본준 고문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둔다.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LG는 2021년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 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되어 출범할 예정이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LG 약 0.912, ㈜LG신설지주 약 0.088이다.
 
LG신설지주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사내이사에는 구본준 고문(대표이사),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구본준 LG 고문이 지난 2018년 LG 사이언스파크 개관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LG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신설지주 설립은 구광모 회장 체제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됨과 동시에 '형제 독립 경영' 체제의 전통을 잇는 계열 분리 작업의 일환이다. 앞서 LG그룹은 이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거쳐왔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을 매각했으며,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본준 고문을 주축으로 한 신설 지주회사는 전문화 및 전업화에 기반해 사업 집중력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성장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모델을 획기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신설 지주회사 산하의 자원개발 및 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반도체 설계(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및 기초소재(LG MMA) 사업은 해당 산업 내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외부 사업 확대 및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통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G상사는 중점사업으로 육성 중인 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거래물량 및 생산성을 강화하고, 헬스케어 및 친환경 분야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친환경 프리미엄 인테리어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을 차별화하고 B2C 사업 확대를 위한 유통 경쟁력 강화로 홈(Home) 등 공간 관련 고부가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또 실리콘웍스, 판토스, LG MMA 등은 디지털화,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다각화된 사업 및 고객 포트폴리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로 육성하여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성장을 가속화한다.
 
특히,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및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 등 외부 자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소규모 지주회사 체제의 강점을 살려 시장 및 고객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외부 협력 및 인재 육성 체제, 애자일(Agile,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한다.
 
아울러 존속회사 ㈜LG는 핵심사업인 △전자(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 △화학(석유화학, 배터리, 바이오) △통신서비스(5G, IT)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고객가치를 선제적으로 창출하고, 디지털·온라인 신기술을 접목해 사업모델을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입구에 설치된 LG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LG그룹은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동생들이 계열사를 분리해 나가는 ‘형제 독립 경영’ 체제 관행을 지켜왔다. 
 
고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들을 주축으로 1999년 LG화재와 LG정밀을 중심으로 한 LIG그룹을, 2003년 LG산전·LG전선 등을 분리시킨 LS그룹 등이 계열분리됐다. 또 2세대에서는 고 구자경 명예회장의 동생들이 LG패션을 분사해 LF를 설립하고, LG유통 식품 서비스 부문을 독립시켜 아워홈으로 키우는 등 독자적인 길을 찾아갔다. 
 
이와 함께 구 창업회장의 동업자였던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손자인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등도 LG건설, LG칼텍스정유 및 LG유통 등을 주축으로 GS그룹을 세웠다. 구본무 선대회장이 그룹의 수장에 오르기 3년 전인 1992년에는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현)이 당시 희성금속을 분리해 독자적인 사업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은 전통적으로 별다른 잡음없이 순조롭게 승계 과정을 진행하고, 분리된 그룹들이 국내 산업계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각자의 길을 나서는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고문의 미래에 기대를 거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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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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