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자자문사, 기존 금융사 '2중대' 되나
특정상품 추천 GA 데자뷔 우려…소비자, 수수료 부담도 두 배로
입력 : 2020-10-29 14:45:50 수정 : 2020-10-29 14:45:5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따라 독립투자자문업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될 것이란 우려가 앞선다. 최근 독립법인 보험대리점(GA)이 보험사의 자회사·지분출자사로 유지하는 경우처럼 독립투자자문업도 금융지주사로 흡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비자입장에서는 판매사·자문사에 수수료만 두 번 내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29일 정부가 추진하는 독립투자자문업자 설립에 대해 "금융상품 자문은 결국 판매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이 독립투자자문업자를 계열사로 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지주들의 덩치를 키우는 규모의 경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독립투자자문업의 기본적인 취지는 기존 금융사들의 금융상품 판매·자문 역할에서 자문업을 독립법인으로 분리한다는 것이 골자다.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줬던 불완전판매 비중을 낮춘다는 취지다. 독립투자자문업자는 수수료를 소비자로부터 받는다. 금융사에 유리한 상품이 아닌 소비자 이익을 위한 상품을 자문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8일 금소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밝히면서 독립투자자문업 등록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소개했다. 등록요건에 따르면 독립투자자문업은 판매업 겸영 금지를 위해 독립된 법인이어야 한다. 또 온라인 투자자문업자의 경우 판매사의 특정상품이 온라인 사이트에 유리하게 광고되지 않도록 '이해상충 방지 알고리즘'을 마련해야 한다. 이외에 요건은 기존 금융사들이 운영하는 자문업과 같다.
 
그러나 출범도 하기 전부터 독립투자자문업자들의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걱정부터 나온다. 등록요건에는 독립된 법인으로 설립해야 한다고만 돼있어 기존 금융지주사들도 충분히 계열사로 둘 여지가 있어서다. 독립성이 설립취지인 GA도 점차 보험사의 자회사 또는 지분출자사로 귀속되는 상황이다. 독립이라는 기본 취지는 사라지고 유착에 가까워지고 있어 불완전판매 비중은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독립투자자문업이 시장에서 나오면 오히려 소비자의 수수료 부담만 늘 것이라는 의견도 그래서 나온다. 그간 금융사는 판매와 자문을 한번에 했기 때문에 소비자는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만 지불했다. 하지만 판매사와 자문사가 법인 분리될 경우 소비자는 수수료를 이중으로 지불해야 한다. 반대로 금융지주사는 계열사인 독립투자자문사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두배로 가져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는 자문수수료와 판매수수료가 동시에 나가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용이 부담될 수 있어 금융투자자문 산업이 활발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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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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