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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코로나 비켜갈 배당주 10선
실적감소 기업 많아 종목선정 주의…배당능력·의지, 숫자로 검증해야
과거 고배당 이력보다 올해 이익 최소한 유지돼야
2020-10-20 14:00:00 2020-10-20 16:45:59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배당투자의 계절이다. 올해 배당주 투자에는 변수가 많아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실적에 변화가 많아 예전부터 꾸준하게 배당한 기업들도 올해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최대한 기업의 여건(실적 및 배당성향)과 경영진의 의지(배당의 연속성) 위주로 고배당이 가능한 10개 종목을 추렸다. 
 
배당수익률만 보자면 증권주와 은행주 등 금융주들이 돋보이지만, 사모펀드 투자손실, 거래 기업 부실로 인한 대손충당 등 언제 무슨 악재가 튀어나올지 몰라 제외했다. 기업분할·합병 등으로 추정이 어려운 종목과 확정적 배당이 기대되는 리츠(REITs), 상장펀드도 일단 제외했다. 종목 순서는 시가총액 순으로 배당수익률이나 투자매력도와는 무관하다. 
 
①KT&G
 
항공 운항이 급감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뚝 떨어지는 바람에 담배 평균 판매가격이 하락했고 인삼공사 매출도 역성장했으나, 중동향 담배 수출 회복, 부동산 분양 매출 증가 덕분에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T&G에게 호재는 중동 수출이다. 다른 지역보다 단가가 높아 매출과 마진 상승이 기대된다. 국내 권련 매출은 꾸준한 편이다. 하나금융투자가 본 부동산 매출 예상치는 5400억원이다. 내년에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글로벌 담배 수출이 얼마나 증가할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다. 배당투자자는 그보다 실적이 최소한 유지될 수는 있는지, 증액될 가능성도 있는지에 맞춰져야 한다. 
 
지난 결산 당시 주당순이익(EPS) 7549원에 배당금은 4400원이었다. 올해 EPS 추정치는 8000원이다. 배당을 증액하지 않고 4400원을 유지하더라도 지금 주가 수준에서 5.3%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가격이다. 
 
KT&G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세점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중동향 수출로 실적이 증가한 덕분에 배당 증액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올해 1월 전자담배 '릴' 해외 판매를 위해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의 모습. <사진/ KT&G 제공>
 
②쌍용양회
 
사모펀드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뒤로 이익을 넘어서는 초과배당을 감행하며 회사에 쌓아둔 배당 재원을 헐어서 고배당을 지속해 배당 투자 후보로 올리기 어려운 종목이었다. 
 
하지만 최근 액면가를 10분의 1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결정하며 드러낸 배당의지에는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자본금을 줄여서 배당재원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 정도라면 최대주주인 한앤코가 경영권을 매각하기 전까지는 고배당이 이어질 거란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시멘트 업황도 좋은 편이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상반기 1058억원의 영업이익과 7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1213억원, 733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렇다고 순이익이 배당금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쌍용양회는 분기마다 주당 110원씩 배당하고 있다. 매분기 554억원이 필요하다. 배당이 아니면 손대기 어려운 종목인 것은 변함없다. 
 
③GS홈쇼핑
 
코로나19,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 등이 GS홈쇼핑에게는 도움이 됐다. TV 시청시간이 길어진 덕분에 홈쇼핑 업체들의 매출이 증가했다. 또 매출이 늘어난 데 비해 출장 교육 컨설팅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감소하면서 이익은 커졌다. 
 
특히 홈쇼핑에서 판매하던 여행상품 비중이 줄어든 것이 이익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여행상품의 판매수수료율은 10% 초반으로 일반상품의 평균치 25%의 절반도 안 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증가했으나 순이익(지배주주)이 지난해 상반기 567억원에서 올해 53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렇더라도 상반기 주당 순이익(EPS)만 9000원을 넘은 상태이므로 지난해 배당금 6500원을 지급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④한국쉘석유
 
윤활유와 그리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다. 한국쉘석유가 만든 제품이 주로 선박에 쓰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국내 윤활유 물량은 2018년 -2.9%, 2019년 -3.9%를 기록하는 등 지난 2년간 감소하던 와중에 올해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더욱 위축됐다. 더구나 국제유가도 급락해 올해 관련 산업이 좋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한국쉘석유의 실적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이익이 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38억원에서 올해 160억원으로 증가했고, 순이익은 113억원에서 124억원으로 커졌다. 
 
외국적 외항선박에 대한 매출이 일부 증가했고, 쉘그룹에 지급하는 글로벌 서비스, 용역수수료 지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일시적 비용 감소의 결과이긴 하지만 어려운 시기 고배당을 이어갈 충분한 밑천은 된다. 반기 EPS만 9576원이다. 배당성향이 99%에 달하는 종목이므로 하반기에 지난해 수준의 순이익 97억원 정도만 낼 수 있다면 주당 1만6000원 이상의 배당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현재 주가 대비 6.6%가 넘는 배당수익률이다. 
 
⑤동부건설
 
2016년 키스톤PE에 인수된 후 체질 개선 중인 중견 건설사다. 주로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자가 발주하는 토목공사와 건축을 주력으로 하면서 설계와 환경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일반 관급공사는 안정적이나 이익률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걸 설계와 시공을 함께하는 턴키 수주로 돌리는 중이다. 또 관급공사보다 나은 민자사업 수주 비중도 높이고 있다. 
 
건축사업은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로 대표된다. 건설 중인 공사가 1.2조 규모, 아직 공사 시작을 못한 잔고가 2.6조 규모니까 잔고는 충분한 편이다. 키스톤PE 위에는 한국토지신탁이 있으니 한토신이 시행하는 사업에 동부건설이 참여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있다. 
 
환경사업은 폐기물 처리를 말하는데 올해 4월1일자로 이 사업을 물적분할해 동부엔텍을 설립했다. 경기도 5곳과 경남지역에 소각장을 갖고 있으며 공주에는 하수처리장, 당진에 태양광 시설이 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사업이라 앞날을 기대해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사업을 안정시키면서 이익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6년 이후 영업이익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55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올해 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 증가에 배당을 동결하더라도 배당수익률은 6%를 넘나든다.  
 
⑥KPX케미칼
 
KPX케미칼은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을 만들어 KPX 계열사 등에 공급하는 사업을 하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우레탄폼은 침대, 소파 쿠션, 자동차시트(연질)나 단열재, 보냉재(경질)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경기를 탈 수밖에 없는 사업을 하는지라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97억원에서 올해는 230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이익에는 금융자산 평가이익이 반영되며 같은 기간 172억원에서 312억원으로 급증했다. 
 
남은 기간 큰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배당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이미 주당 500원을 중간배당했으니 결산 때는 1500원 또는 2000원을 배당할 것이다. 2000원 쪽에 무게가 실린다. 
 
⑦에스에이엠티
 
삼성전자, 삼성전기, 델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생산하는 반도체, LCD패널 등 부품을 공급받아 유통하는 사업을 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시장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대리점을 통해서만 반도체 등을 공급하는데 현재 에스에이엠티 등 4개 대리점이 이 유통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에스에이엠티가 선두다. 지난해 7월에는 태양광 사업을 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연결 실적으로 잡힌다. 
 
중간에 거치는 유통업이라 마진은 박하지만 우량 제품을 취급하는 덕분에 실적이 꾸준하다. 
 
상반기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은 유지됐으며 순이익은 188억원에서 21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익잉여금도 충분해 배당에는 무리가 없다. 그보다는 2016년부터 매년 주당 10원씩 증액한 추세를 올해도 유지할 지가 관건이다. 늘려줄 경우 주당 150원을 기대할 수 있다.   
 
 
⑧진로발효
 
대부분의 기업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다면 진로발효는 보기 드문 수혜주 중 하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주 매출이 감소하면서 주정 매출도 줄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소독용 에탄올이 효자 노릇을 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468억원에서 61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5억원에서 98억원, 순이익은 58억원에서 82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진로발효는 지난해 전년보다 주당 350원을 늘린 1350원을 배당했는데 올해는 1500원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배당으로 500원을 지급했으므로 결산 때 1000원을 배당할 확률이 높다. 
 
⑨일진파워
 
발전소, 석유화학공장, 정유공장 등의 시설을 정비하고 유지보수하는 경상정비 사업업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경상정비에서 발생하고 나머지는 엔지니어링사업, 종속회사인 일진에너지가 영위하는 화공사업 등에서 나온다.  
 
같은 사업을 하는 상장기업이 두 곳 더 있다. 규모 면에서는 한전KPS가 압도적이다. 금화피에스시도 일진파워보다 조금 더 크다. 
 
다만 한전KPS의 경우엔 올해 출연금 때문에 3분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어서 지난해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에도 경영평가 등급 상승에 따른 노무비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세 종목 모두 양호한 배당이 기대되지만 배당수익률은 일진파워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⑩ARIRANG 고배당주 ETF
 
이도저도 모를 때 이 ETF를 선택하면 중간은 갈 수 있다. 지난 봄 주당 결산 분배금으로 470원을 나눠주었다. 현재 주가 대비로는 5%가 넘는 배당수익률이다. 
 
다만 ARIRANG 고배당주 ETF가 편입하고 있는 종목들이 대부분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고배당주들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금융주들이 많다. 그중에는 올해 실적 악화로 배당을 줄이는 기업들이 여럿 나올 것이다. 
 
따라서 특정종목 대신 이 ETF를 선택한다면 눈높이는 조금 낮춰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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