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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은 무조건 인천에서"…속 타는 지방 항공사
길어진 여정에 항공사 비용 증가…"유동성 위기 가중"
"부산행인데 내리는 곳은 인천…"이용객도 불만
2020-10-20 06:01:18 2020-10-20 06:01:18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정부가 지방 도착을 원하는 국제선 승객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절차를 밟게 하면서 관련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방과 해외를 잇는 국제선을 재개한 항공사들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에어부산 조종사 노동조합은 "인천공항 입국 일원화 조치로 지역민에게 부담되는 시간적·금전적 비용이 막심하다"며 "정부는 반쪽짜리인 김해국제공항의 국제선 입국을 전면 허가하라"고 촉구했다. 에어부산은 이달 초 6개월 만에 부산~칭다오 노선 운항을 재개했는데, 정부의 조치로 해외에서 부산으로 가는 여객기에 탄 승객은 부산에 도착한 후 입국 절차를 밟기 위해 다시 인천으로 향해야 한다. 진에어 제주~시안 노선 탑승객, 대구~연길 노선을 이용하는 티웨이항공 승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에어부산 조종사 노동조합은 "인천공항 입국 일원화 조치로 지역민에게 부담되는 시간적·금전적 비용이 막심하다"고 19일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사진/에어부산
 
이는 정부가 지난 4월부터 모든 국제선의 도착 공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는 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제주·부산 등 지역 공항으로 분산되는 해외 방문 이력자의 입국을 인천공항으로 집중 시켜 관리하기 위한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이다.
 
코로나19 발 국제선 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는 입국 일원화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울상이다. 기존 경로에서 인천공항으로 가기 위해 기름값 등이 추가로 들고, 승객을 인천에 내려준 후에는 텅 빈 채로 다시 출발지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 항공사들은 입국 절차를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한 여객기를 기타 김포발 국내 노선에 투입하는 등 유동적으로 대처하고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김해공항을 거점 공항으로 하는 에어부산의 경우 부산으로 돌아가야 하는 운항편이 많은데, 한 편 운항마다 추가로 드는 비용만 2000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외~지방~인천~지방' 대신 '해외~인천~지방'으로 경로를 간소화하기도 쉽지 않다. 당초 항공사가 해외 항공당국에 특정 노선을 신청하는 경우, 왕복을 기준으로 신청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해진 왕복 하늘길을 운항하지 않은 채로 인천공항으로 향할 수 없다.
 
에어부산 노조는 "코로나19 감염병이 다시 확산세로 돌아서는 등 방역의 어려움이 있지만 현재는 지역 감염과 해외유입 모두 초기 단계보다는 호전됐으며 주변국을 봐도 입국 일원화 조치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 같은 국제선 운영이 계속된다면 회사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정이 길어지자 이용객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입국과 방역 절차를 마친 뒤 거주지로 돌아가는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마친 승객들은 자가격리 조치 때문에 거주지로 돌아가는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다"며 "극히 일부의 경우 인천공항에 자차가 준비돼 있어 거주지로 돌아가지만, 나머지는 공항 인근에서 2주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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