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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유니콘이야기)⑤실패한 유니콘 유니콥스

2020-09-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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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유니콥스는 유니콘(Unicorn)과 시체(Corpse)의 합성어로 죽은 유니콘, 다시 말해 실패한 유니콘을 말한다. 유니콘 성공 신화가 잇따라 나오면서 업계에선 유니콘에 대한 찬양론과 함께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처럼 유니콘의 거품을 경계하는 비관론이 동시에 존재한다.
 
실제로 2015년 우버가 510억달러, 샤오미가 460억달러, 에어비앤비가 255억달러의 기업 가치에 머무르자 이 같은 비관론에 더욱 힘이 실리기도 했다. 이에 외국계 분석 기관인 CB인사이트는 2015년 이후 기업가치가 하락한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업데이트 하고 있다.
 
유니콥스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위워크(We Work)’가 있다. 위워크는 사무실 공유 기업으로 2010년 뉴욕 맨해튼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0년만에 33개 국가의 127개 도시에 625개 지점을 운영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국내에도 2016년 8월 사업을 시작해 올해 3월까지 19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2019년 8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기업공개 준비 중 제출한 재무 정보에서 위워크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후 위워크는 기업공개 계획을 백지화 했고 직원 19%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불신의 아이콘으로 전락해 버렸다.
 
위워크 사태 이후 유니콘에 대한 불신은 업계 전반으로 번져갔다. 3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던 세계 1위 공유자전거 기업 ‘오포’가 2019년 자금 부족을 이유로 창업 5년만에 파산을 신청했고, 전자담배 업체 ‘쥴랩스’도 주요 유통 채널에서 줄줄이 퇴출 당했다.
 
유니콥스의 우려에도 투자 업계의 유니콘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유니콘에 투자하는 주체들이 주로 개인 투자자보다는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 국부펀드 등 규모가 있는 투자자가 많다 보니 유니콥스와 같은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유니콘은 대기업과 비교해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것도 아니고 정부에 내는 세금도 적기 때문에 비록 실패하더라도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지 않다. 사실상 긱 이코노미(Gig Economy, 비정규직이 확산되는 경제 현상) 유형의 기업들이 많은 것이다.
 
사진/위워크 홈페이지 캡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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