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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LG화학 주주들이 뿔 난 이유

2020-09-22 11:35

조회수 : 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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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잘 나가는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하기로 했습니다. 배터리 사업부를 법인으로 만들어 LG화학 자회사로 두겠다는 건데요. 이 소식에 LG화학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회사가 사업부를 분할하는데 주주들이 왜 화가 난 걸까요?
 
그 이유는 분할 방식 때문입니다. 회사가 분할할 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하나는 분할된 두 회사가 동등한 관계가 되는 인적 분할이 있고 LG화학처럼 모기업-자회사 관계가 되는 물적 분할이 있습니다.
 
물적 분할 후 신설법인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새로 발행되는 배터리 사업부 주식을 기존 주주들은 받을 수 없습니다. 반면 인적 분할 시에는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LG화학은 최근 전기차 대중화로 배터리 사업부가 승승장구하며 주가가 뛰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존 사업이었던 정유·화학은 사실상 사양 산업이라 배터리의 전망을 보고 들어온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쉽게 말해 BTS가 잘 나가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샀는데 BTS 멤버들이 갑자기 따로 회사를 차려 나가버린 상황입니다.
 
 
LG화학도 물적 분할을 선택한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인적 분할 시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니까 신규 자금 유입이 힘든데요. 물적 분할은 IPO를 할 수 있어 새 투자자를 모을 수 있습니다.
 
현재 LG화학은 조 단위의 투자금이 매년 필요합니다. LG화학은 올해 1~7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를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수주 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주요 고객사는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으로 현재 남아있는 배터리 수주량은 150조원 이상입니다.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합니다.
 
투자자들이 LG화학에 강하게 항의하고 최근에는 금융소비자원까지 나서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라고 나서면서 진통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LG화학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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