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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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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이 46살이 됐어요

2020-08-23 17:43

조회수 :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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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의 완공 및 개통 당시 사진
1974년 8월 서울역-청량리 구간을 첫 개통한 이래,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승객을 수송해 온 서울 지하철 1호선이 46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현재는 직결 운행하는 노선을 포함하면 한 번 탑승으로 서울을 넘어 소요산~인천·천안 등 광범위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수도권 전철의 대동맥으로 자리 잡았다. 
 
<첫 건설 논의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60년대 본격 검토되며 건설 물꼬 터>
서울 지하철 건설이 처음 언급된 것은 일제 강점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0년대 말 서울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서자, 전차와 버스로 도시교통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논의가 시작되었다. 
 
1930년대 말 일제는 본격적인 지하철 건설 계획을 수립한다. 성동역(현 제기동역 인근)~동대문역 구간을 먼저 짓고, 이후 경성역(현 서울역)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일 전쟁을 시작으로 일제가 철근?시멘트 등 건축자재를 전부 전쟁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통제하면서, 지하철 건설은 중단된다.
 
한동안 멈춰 있던 지하철 건설은 1960년대 본격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서울이 발전하기 시작하며 다시 물꼬를 트게 된다. 1961년 철도청이 최초로 지하철 건설 계획을 입안했으며, 이후 1964년 윤치영 서울시장이 국회 교통체신분과위원회에 제출한 ‘서울 교통 문제 해결책’에 지하철 건설 계획이 언급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다. 
 
당시 서울에는 1899년부터 운행을 시작해 도심 곳곳을 누비던 노면전차인 ‘서울전차’가 있었으나, 느린 속도 및 노후화로 인한 잦은 고장으로 도로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 결국 1968년 철거되었다. 
 
활발한 논의 끝에 서울시는 1965년「서울 시정 10개년 계획」을 통해 ‘향후 10년 내에 4개 노선 51.5km의 지하철을 건설하겠다’라는 방침을 발표한다. 이후 김현옥 서울시장의 지휘 아래 지하철 건설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며, 1970년 6월에는 서울특별시 지하철건설본부를 발족했다. 
 
이후 같은 해 9월 일본 조사단이 서울을 방문해 한 달 동안 현장 조사를 거쳐 ‘서울특별시 수도권도시교통계획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지하철 1호선 건설계획 및 수도권전철계획’을 10월에 공식 발표하며 1호선의 건설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서울 지하철 건설 논의가 시작되며 다양한 안이 검토되었다. 사진은 1970년 10월 정부가 발표한 ‘1호선 건설계획 및 수도권전철계획’이 반영된 노선도로, 1호선은 1930년대 말 계획이 일정 부분 반영된 모습이다. 
 
<1971년 착공해 3년 만에 완공…첫 시작은 9개 역?7.8km 구간으로> 
우여곡절 끝에 1971년 4월 1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첫 착공식이 열렸다. 당시 착공식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3만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는데, 지하철 1호선이 국가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년이 지난 1974년 4월 12일 서울역~종각역 구간에서 첫 시운전을 무사히 진행하며 모든 준비를 완료한 끝에, 같은 해 8월 15일 광복절에 서울 지하철 1호선(종로선)이라는 이름으로 개통했다.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 9개 역 7.8km 구간을 5분 간격으로(출·퇴근 시간 기준) 달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이다. 
같은 날 철도청(현 한국철도)도 경부선(서울역~수원역 41.5km)?경인선(구로역~인천역 27km)?경원선(용산역~청량리역~성북역 18.2km)의 전철화를 완료해,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직결운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9개 역을 계속 운행해 오다, 지하철 6호선과의 환승을 위해 지어진 동묘앞역이 2005년 12월 문을 열면서 총 10개 역으로 확장되어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첫 열차는 6칸짜리 일본제 전동차 10편성, 이후 국산 전동차 제작으로 이어져>
개통 당시 전동차는 6칸을 한 편성으로 구성해, 총 10개 편성을 일본 히타치중공업에서 들여왔다. 이른바 ‘1세대 전동차’라 불리는 차량으로, 교?직류 겸용 저항제어 전동차였다. 외관은 폭 3.2M 길이 20M에 선두부 관통문과 출입문 4개가 있었고, 바탕은 크림색?창틀은 빨간색인 통근형 열차였다.
 
1977년에서 78년 사이 대우중공업이 해외 기술제휴를 통해 최초로 국산 전동차를 36칸 제작해 1호선에 도입한다. 1981년에는 한 편성을 8칸으로 늘렸으며, 1989년에는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에서 64량을 추가로 도입하고 한 편성을 10칸으로 늘렸다. 
 
1세대 전동차의 사용 내구 연한은 25년이었다. 공사는 1999년 개통 시 도입한 60칸을 모두 폐차하고 최신 VVVF 전동차로 전량 교체했다. 부식 방지를 위한 스테인리스 강판?승차감 개선을 위한 고무스프링·실내온도 자동조절장치 및 객실 내 안내표시기 등 안전과 편의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장치가 적용된 모델이다. 
 
현재 1호선 전동차는 10칸을 1편성으로 구성하였으며, 16편성이 있다. 총 전동차 수는 160칸이며, 철저한 유지보수를 통해 큰 문제없이 관리하고 있다. 폐기된 1세대 전동차 중 1편성은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해 현재 신정차량기지에 보관 중이다.
 
국내 최초 도입된 1호선 전동차 101편성의 모습. 현재는 신정차량기지에 운행 당시 모습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로 보관되어 있다. 
 
<지하철 1호선 이모저모…누적 수송인원 92억 명?운행거리 9,100만 km> 
지하철 1호선은 오랜 기간 달려온 만큼 다양한 기록도 남겼다. 개통 이후 2019년까지 46년 간 1호선이 달려온 총 운행거리는 약 9,100만 km다. 지구 둘레가 약 4만 km이니, 환산하면 1호선은 지금까지 지구를 총 2,275바퀴 돈 셈이다. 
 
열차 운행횟수 역시 첫 해 2만 회를 기록하였는데, 지금은 2019년 기준 59만 회로 크게 늘어났다. 누적 운행횟수는 총 2,300만 회인데, 직결운행하는 한국철도(코레일) 차량의 운행횟수까지 합치면 3,200만 회다. 
 
1974년 첫 해 1호선 수송인원은 약 3,177만 명(일평균 87,060명)이었으며, 이후 2019년 총 1억 7236만 명(일평균 472,246명)을 수송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누적 수송인원만 해도 92억 4천만 명이다. 명실상부한 ‘시민의 발’로 자리 잡은 셈이다. 
 
지하철 운임도 변화했다. 개통 첫 해 기본운임은 30원이었으나, 현재는 1,25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약 40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1호선 운수수입도 첫 해 7억 6천만 원(일평균 200만 원)에서 2019년 856억 원으로 증가했다(일평균 2억 3천만 원). 증가한 승객 및 운행횟수 대비 운수수입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은 어르신 등 무임 이용객의 영향이 크다. 
 
<노후화·어르신 이용객 많아 ‘노인철’ 이미지도…리모델링 통해 1호선은 변신 중> 
서울 중심부를 46년 간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온 지하철 1호선이기에, 그만큼 시설물도 노후화되어 있다. 1970년대에 지은 시설물이 여전히 남아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안전 점검을 통해 이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미관상으로는 낡고 오래된 것처럼 보인다. 
 
이용객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더라도 다른 호선 대비 65세 이상 어르신 승객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인근에 약령시장이 위치한 제기동역은 연간 이용객 746만 명 중 어르신 승객이 356만 명으로 절반에 육박(2019년 기준), 서울 지하철 역 중 가장 높은 어르신 이용 비율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1호선에는 ‘노인철’이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공사는 1호선의 낡고 오래된 이미지를 바꾸고 이용객들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1호선 역사를 단계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시청역의 리모델링이 2014년 완료되었으며, 올해는 ‘문화예술철도’ 사업의 일환으로 동대문·종로5가·신설동역의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다.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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