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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시사 읽어주는 기자)'택배 없는 날' 지나 다시 어깨 무거워진 노동자들<상>(영상)

2020-08-21 10:30

조회수 : 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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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시사 읽어주는 기자(시읽기)는 정치·사회·경제·문화 등에서 여러분이 관심 갖는 내용을 찾아 소개합니다.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택배가 도입된 지 28년 만에 택배 노동자들의 첫 공식 휴일인 ‘택배 없는 날’이 지난주 금요일 예정대로 시행됐습니다. 하루를 더 쉴 수 있었다고 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고된 노동의 상처가 단번에 가실 수는 없겠지만, 택배 노동에 대한 대중의 인식 개선과 택배 노동자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택배는 포장된 물품을 고객이 요구하는 장소까지 직접 운송해 줍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볼 수 있지만, 물품을 보내고 받기까지의 과정이 생각처럼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정해진 영업시간 동안 택배 요청을 접수한 후 배달할 물품을 각 지역과 가장 가까운 중간 지점에서 정해진 코스를 따라 회수하고, 다시 분류하는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업무를 현장에서 맡아 진행하면서 과로에 시달리는 택배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일상을 보면, 평소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며 일해야 하는 열악한 노동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배달 물량과 노동시간이 훨씬 늘어나 극한의 노동에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세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
택배 노동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그 장시간 노동의 절반 이상이 바로 분류작업입니다. 분류작업에 대한 그 어떤 노동의 대가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공짜 노동을 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는데, 공짜 노동 시간이 저희 하루 13~16시간 일하는 동안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는 것이죠. 코로나19로 인해 물량이 한시적으로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나마 분류작업에 대해 대체인력을 보충해달라고 정부와 택배사에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에 있는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에 제출한 ‘택배업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택배 노동자 산재 사고율은 연평균 21.4%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6월까지 집계된 산재 사고 건수를 기준으로 2020년 한해 산재 사고율을 추산하면, 올해 택배 노동자 산재 사고 증가율은 지난해까지의 연평균 증가율과 비교해 2배를 넘는 43.3%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택배 물량의 증가가 본격화된 가운데 택배 노동자의 과로는 산재 사고율 급증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에 이어 폭염이 고개를 들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줄지 않는 업무 부담 속에서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는 뉴스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달해야 할 물량이 늘어나고, 분류 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과정에서 안전 문제는 언제나 따라다닙니다. 하루의 휴일이 지난 시점에서 택배기사들은 다시 열악한 작업환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고된 업무에 폭염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 코로나19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밀려드는 물량과 싸워야 하는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은 이어지는 기사에서 전합니다.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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