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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쏘렌토·팰리세이드 협공에 신차효과 못보는 싼타페

신형 쏘렌토 돌풍과 대조…디자인 차이가 판매량 좌우

2020-08-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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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싼타페’가 부분변경 모델 출시에도 라이벌인 기아자동차 ‘쏘렌토’에 밀리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수요층을 일부 뺏긴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싼타페는 7월까지 누적 3만2356대로 전년동기(5만1481대) 대비 37.1%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싼타페는 지난 2018년 2월 신형을 선보인 후 월 9000~1만대 사이의 실적을 유지하면서 10만7202대를 판매했다. 중형 SUV로는 최초로 10만대를 돌파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2019년에도 8만6198대를 판매해 중형 SUV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만 해도 월 7000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1~2월 3204대, 2978대로 하락했고 7월에는 신차효과가 기대됐지만 6252대에 그쳤다.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음에도 전년 동월(7393대)에 비해 15.4%나 감소했다. 
 
싼타페가 쏘렌토에 밀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반면, 쏘렌토는 3월 신형 모델이 출시된 후 인기돌풍을 지속하고 있다. 2019년에는 5만225대로 싼타페(8만6198대)에 밀렸지만 올해는 7월까지 4만7355대로 전년 대비 58.7% 증가했다. 특히 신형 모델이 본격 판매된 4월부터 7월까지 9270대, 9298대, 1만1596대, 9488대 등 4개월 연속 9000대를 넘는 판매 실적을 보였다.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과 신형 쏘렌토의 대결에서 싼타페가 밀리는 형국이다. 
 
두 차량 간 희비가 엇갈린 이유로는 디자인이 꼽힌다. 현대차는 싼타페 페이스리프트에 대해 기존 차량의 세련된 디자인에 자사의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적용해 한층 고급스럽고 강인한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수리의 눈(Eagle's eye)를 콘셉트로 한 헤드램프와 일체형의 라디에이터 그릴 등은 외장 디자인 공개 시점부터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에 비해 쏘렌토는 기존 모델보다 세련된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쏘렌토는 신형 모델 출시 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기아차
 
가격 차이도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싼타페의 가격대는 3122만~3986만원으로 쏘렌토(3024만~3887만원)보다 다소 높다. 두 모델 모두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f·m인 점은 동일하지만 쏘렌토가 싼타페에 비해 전장 25mm, 전고 15mm 더 크다. 
 
쏘렌토는 지난달 9일 하이브리드 모델의 계약을 재개하면서 디젤과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췄지만 싼타페는 아직 디젤 모델만 출시된 점도 실적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아울러 팰리세이드가 중형 SUV 수요의 일정 부분 흡수한 가운데 쏘렌토보다 싼타페가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팰리세이드는 올해 7월 3만7100대를 판매해 싼타페보다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대형화되면서 싼타페에 비해 공간이 여유로운 팰리세이드로 고객층이 일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팰리세이드의 전장은 4980mm, 전폭 1975mm, 전고 1750mm로 싼타페보다 각각 195mm, 75mm, 65mm 크다. 또한 팰리세이드 디젤 모델의 가격은 3721만~5415만원이며, 엔트리 트림인 익스클루시브는 싼타페와 가격대가 겹친다. 
 
K5도 디자인의 장점을 바탕으로 쏘나타에 앞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기아차
 
한편,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7월 누적 판매를 보면 K5는 5만5287대로 쏘나타(4만3186대)에 1만여대 앞서고 있다. 쏘나타는 7월 5213대에 그쳤고 올해 최다 판매는 8063대(6월)이다. 
 
이에 비해 K5는 6월에 1만145대로 1만대를 넘겼고 7월에도 8463대를 판매했다. K5는 올해 판매호조에 힘입어 그랜저(9만1985대)에 이어 국내 승용 부문 2위에 올랐다. 아반떼(4만8642대), 쏘렌토(4만7355대)는 물론 상용 부문 ‘포터’(5만5234대)보다도 판매량이 높다. 
 
K5와 쏘나타 간 판매량 차이도 디자인에서 판가름 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 세단이나 중형 SUV는 30대에서 40대 초반이 주요 고객층이며, 이들은 차량 성능 외에 디자인을 중시한다”면서 “쏘나타, 싼타페보다 K5, 쏘렌토 디자인에 젊은 감각이 가미됐고 호불호가 적었던 게 실적을 좌우했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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