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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검찰, '검언 유착' 채널A 기자 기소…"한동훈은 계속 수사"(종합)

이동재 전 기자 등 2명 강요미수 혐의 적용

2020-08-0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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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이동재 전 기자와 함께 고발된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이 전 기자를 형법상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백모 채널A 기자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 전 기자와 백 기자는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에게 지난 2월과 3월 '검찰이 앞으로 피해자 본인과 가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추가 수사를 진행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란 취지의 편지를 여러 차례 보내는 등 협박해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 수사와 관련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리를 진술하도록 강요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철 전 대표는 신라젠의 대주주였다. 
 
하지만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 측을 협박하는 과정에서 친분이 있다고 거론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은 이날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에 대해 법원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으나, 본인이 비밀번호를 함구하는 등 비협조로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해 현재까지 수사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1회 피의자 조사도 종료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의 본건 범행 공모 여부 등을 명확히 규명한 후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의 변호인은 "애초 한 검사장은 공모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서울중앙지검이 공모라고 적시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며 "이 사건을 '검언 유착'이라고 왜곡해 부르는 것을 자제해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입장을 냈다. 또 "한 검사장은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수사에 응했다"고 반발하면서 "지금까지 검찰이 진행하지 않은 MBC, 소위 '제보자 X', 정치인 등의 '공작' 혹은 '권언 유착' 부분에 대해 이제라도 제대로 수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3월31일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의 지인 지모씨를 만난 자리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신라젠 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지난 4월1일 후속 보도에서는 이 전 기자가 신라젠 의혹과 유시민 이사장의 연관성에 대해 집착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았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4월7일 이 전 기자와 성명 불상의 검사에 대해 협박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민언련은 6월15일 "공동의 의사로 조직적으로 불법적 취재를 진행했다"면서 백 기자와 채널A 홍모 사회부장, 배모 사회부 차장 등 3명을 강요 혐의로 추가로 고발했다.
 
사건을 배당받아 이 전 기자 등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5월14일 채널A 관계자로부터 이 기자의 휴대전화 2대를 압수했고, 6월2일 이 기자의 또 다른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검찰은 성명 불상 검사로 고발된 피의자를 특정해 6월16일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이 전 기자가 요청한 전문수사자문단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소집을 결정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로 수사자문단은 소집되지 않았고, 윤 총장은 수사팀에 지휘 감독도 내릴 수 없게 됐다. 
 
수사자문단 소집이 무산되자 이 전 기자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이 전 대표의 신청으로 단 1차례만 열린 수사심의위원회는 안건을 심의해 과반수 찬성으로 이 전 기자에 대해 수사 계속과 공소 제기 의견을,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수사 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의결했다.
 
검찰이 지난달 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는 정진웅 형사1부장검사와 한 검사장 사이에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한 검사장은 같은 날 독직폭행 혐의로 정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서울고검은 윤 총장이 이번 사건에 관해 보고받지 않기로 결정된 상황을 고려해 직접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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