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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님

(현장+)SKT의 '창덕 ARirang'으로 AR 해치와 창덕궁 둘러보다

SKT·구글·문화재청, 실감형 콘텐츠 '창덕 ARirang' 개발

2020-07-27 15:11

조회수 : 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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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고궁, 창덕궁에 들어선다. 5G 스마트폰으로 '창덕 ARirang'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다. 창덕궁 초입인 금천교를 비추면 궁을 지키는 전설의 동물 '해치'가 증강현실(AR)을 통해 깨어난다. 파란 피부에 붉은 갈기를 가진 큰 눈망울의 해치는 "따라오시게!"라고 외친 뒤 길을 안내한다. 주변을 둘러보며 조금 천천히 걷자 앞서가던 해치가 멈춰서 기다린다. AR 기술이 사물과 땅의 거리를 빛으로 인식해 사용자의 속도를 인지하는 것이다. 
 
'창덕 ARirang' 앱 속 해치가 창덕궁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해치는 금천교를 건너고 돈화문을 지나 인정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인정전에서는 홀로그램으로 조선 21대 왕인 영조와 정성왕후를 만날 수 있었다. 왕과 왕비에게 예를 표하자 해치는 영조가 어떤 왕이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인정전 앞에서는 왕과 왕비와 함께 AR 기념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창덕 ARirang으로 둘러본 희정당 내부. 사진/배한님 기자
 
해치를 계속 따라가니 외국 대사 등을 접견하던 희정당이 나왔다. 해치는 굳게 닫힌 희정당 앞에 AR 문을 하나 만들었다. 이 문을 통하면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민간에 공개하지 않는 희정당 안을 확인할 수 있다. 19세기 풍으로 꾸며진 희정당에는 고급스러운 붉은 융단이 깔려 있었다.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도 보였다.
 
이렇게 '창덕 ARirang' 앱을 이용하면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600년 전 창덕궁 속 왕실 생활을 눈으로 체험할 수 있다. 
 
(왼쪽부터) 이강원 SK텔레콤 5GX클라우드 랩스장,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마케팅그룹장,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센터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최재혁 창덕궁관리소장, 허근만 SK텔레콤 ICT Infra센터 Infra Eng그룹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열린 '창덕 ARirang 기자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27일 서울 종로구 창경궁에서 문화재청·구글코리아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창덕궁을 5G MEC와 AR 기술로 구현한 앱 '창덕 ARirang'을 선보였다. 
 
'창덕 ARirang'은 창덕궁 곳곳 관람을 돕는 AR 서비스 앱이다. 창덕 ARirang은 증강현실을 뜻하는 'AR'과 우리 전통 음악인 '아리랑'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과 함께'라는 뜻의 '~이랑'을 사용해 'AR과 함께'라는 뜻도 갖는다. 창덕 ARirang은 오는 28일부터 5G 단말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5G 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을 위해 안내용 디바이스를 무료로 대여하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창덕 ARirang으로 창덕궁 관람객을 안내하는 '해치'. 사진/SK텔레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창덕 ARirang은 5G와 AR 기술로 창덕궁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창덕궁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갖고 있어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됐지만, 계단과 문턱, 언덕 등으로 휠체어나 유모차를 사용하는 관람객은 마음 놓고 즐기지 못했다. 문화재청과 SK텔레콤, 구글코리아는 이같은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창덕 ARirang을 기획했다. 
 
예희강 SK텔레콤 브랜드마케팅 그룹장은 "연간 약 178만명의 관람객이 창덕궁을 방문하는데 이 중 11만명이 신체적 불편을 겪는다"며 "이런 분들이 느끼는 문화재 관람의 벽을 없애고 창덕궁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앱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예 그룹장은 "문화재청과 SK텔레콤, 구글이 전혀 상업적 목적을 갖지 않고 이 앱을 개발했다"며 "5G 기술의 혜택을 알리고 무엇보다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사회적 가치 쪽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5G MEC으로 구동되는 창덕 ARirang. 자료/SK텔레콤
 
창덕 ARirang은 SK텔레콤의 '5G MEC' 기술과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AR 플랫폼 'ARCore'를 처음 상용화한 서비스다. MEC는 모바일 엣지 클라우드의 약자로 사용자 기기와 클라우드 간이 데이터 연결을 빠르게 처리해주는 초저지연 성능 기술이다. 멀리 있는 데이터 센터(클라우드)와 정보를 주고받을 때, 사용자 근처에 설치된 마이크로 데이터 센터인 MEC가 전송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미리 처리함으로써 지연 시간을 줄인다. SK텔레콤은 MEC를 '데이터 지름길'이라고 설명한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를 적용한 MEC로 콘텐츠 다운로드 속도를 약 60% 개선했다. 
 
이강원 SK텔레콤 클라우드 랩스장은 "5G MEC는 굉장히 기술력 높은 얼리 테크놀로지"라며 "앞으로 스마트 공장·스마트 병원·금융·공공 등에서 다양한 협업 사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덕 ARirang은 금천교부터 인정전·선정전·희정당·후원입구 등 총 12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창덕 ARirang은 걸어서 관람할 수 있는 워킹 루트와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는 엑세서블 루트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창덕 ARirang에서는 왕과 왕비나 신하들의 모습은 앞뒤 양옆 모두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실제 배우를 360도 카메라 180개로 촬영해 AR로 구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창덕 ARirang으로 왕과 신하의 조례에 참여할 수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창덕궁을 단순히 둘러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체험도 할 수 있다. 선정전에서는 청각 장애인을 외교 사절로 보내는 데에 찬성·반대를 하는 등 왕의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고, 낙선재 마당에서 세자와 AR 활쏘기 대결을 펼치거나 소원을 적은 연을 날릴 수도 있다. 궁중무용인 춘앵무 공연도 마련돼 있다.  
 
오는 8월에는 ‘창덕ARirang 앳홈’ 서비스도 출시된다. 창덕 ARirang 앳홈으로 한국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도 앱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AR과 VR로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게 된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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