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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적자지속에 기소까지…카젬 한국지엠 사장, 우울한 취임3주년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올해 흑자목표 달성도 불투명

2020-07-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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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최근 불법파견 사안으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임기 3년내 흑자전환 목표를 제시했지만 올해도 적자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우울한 취임 3주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카젬 사장 등 2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부평·창원공장에서 근로자 1719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12월부터 4주간 한국지엠 창원공장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다음해 5월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774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 명령서를 발송한 바 있다. 또한 서울고법도 지난달 5일 비정규직 82명이 원청인 한국지엠을 상대로 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취임 3주년을 앞둔 카허 카젬 사장이 최근 검찰에 불법파견 사안으로 기소됐다. 지난해 콜로라도 신차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한국지엠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는 카젬 사장 취임 이후 비정규직 불법파견을 중단하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금속노조도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지엠에 불법파견 문제를 처음 제기한 2005년 이후 15년이 흘렀고 5년전 시작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도 1964일만에 2심 결과가 나왔다”면서 “그렇지만 한국지엠은 불법행위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2013년 대법원 판결 이후 고용노동부의 특별관리감독을 받았고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왔다”면서 “회사가 아무런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편, 카젬 사장 취임 이후에도 수천억원대의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면서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2016년 5219억원, 2017년 838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카젬 사장이 임기를 시작한 2018년 6148억원, 2019년에도 332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카젬 사장은 수 차례 공개석상에서 “2020년 흑자전환을 이루는 게 목표”라고 밝혔지만 달성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지난 2018년 9월 한국지엠 비정규직 지회가 기자회견을 갖고 사측에 고용보장을 촉구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올 상반기 내수에서는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의 흥행으로 4만109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3만5598대)보다 15.4% 증가했다.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4만855대)보다 소폭 앞섰지만 르노삼성자동차(5만5242대)에는 크게 뒤쳐졌다. 수출의 경우 12만4946대로 전년 동기(19만5574대) 대비 36.1%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도 28.2% 하락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는 22일 상견례를 갖고 8월 하계휴가 후 본격 교섭에 나선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1인당 통상임금의 400%+600만원의 성과급 지급 등의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 금액은 1인당 평균 2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사측은 올해 코로나19 여파 및 흑자 전환을 감안하면 요구안 수용이 어렵다는 반면, 노조는 2년간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동결했기 때문에 올해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카젬 사장이 오는 9월 취임 3주년을 앞두고 악재가 쌓이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젬 사장이 취임하기 이전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신차 경쟁력이 높아져 내수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면서 “한국지엠의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코로나19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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