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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사거나 팔거나' 글로벌 빅딜 눈뜨는 제약업계

셀트리온·GC 등 잇따라 단행…경쟁력 확보 차원 M&A 의미

2020-07-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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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해외 제약사들과의 '빅딜'에 눈을 뜨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요성에도 기업 구조 특성과 규모가 발목을 잡아 왔지만, 주요 사례들이 등장하며 첫 발을 떼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과 녹십자홀딩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해외 기업과 사업부문 인수·매각 계약 체결을 통한 빅딜을 단행했다. 특정 사업 인수를 통한 취약 부문 강화 또는 사업일원화 및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에서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3324억원에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 권리 자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케미컬의약품 사업부문의 역량 강화 차원에서다. 해당 계약을 통해 셀트리온은 9개국, 18개 제품의 특허 및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회사의 첫 대형 인수합병을 통해 전문약을 비롯한 화이투벤, 알보칠 등 인지도 높은 일반 품목 케미컬 파이프라인을 단숨에 대거 확충하는데 성공했다. 
 
녹십자홀딩스(GC)는 지난 20일 혈액제제 북미 생산 법인 'GCBT'와 미국 혈액원 사업부문 'GCAM' 지분 100%를 세계 최대 혈액제제사 스페인 그리폴스에 넘기는 매각 빅딜을 선택했다. 계약 규모는 기업가치 기준 약 5520억원이다. GC가 창사 이래 첫 복수 해외 계열사 매각에 나선 배경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다. 특히 GCBT의 경우 설비투자 완료에도 불구 현지 생산공정 전문인력난을 겪어 왔고, 본사에서 지원하던 인력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가중되며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이원화 체제로 운영돼온 GC혈액제제 사업은 GC녹십자로 일원화 된다.
 
그동안 국내 업계의 글로벌 빅딜은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제로 꼽혀 왔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로 발돋움한 대표 기업들 역시 꾸준한 M&A를 통해 외형과 경쟁력을 불려왔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M&A는 특정 사업부문 또는 파이프라인을 인수·매각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 방대한 파이프라인 모두에 집중할 수 없는 만큼, M&A를 통해 취약한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거나 시너지 창출을 노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오너일가 중심으로 이어진 사업구조와 상대적으로 영세한 산업 규모 탓에 섣불리 진출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 왔다. 전통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를 육성하거나 투자하는 제한적 오픈이노베이션에 집중할 수밖에 없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때문에 셀트리온과 녹십자홀딩스 사례는 국내사들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계는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수년간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충분히 경쟁력을 입증했다"라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 행보를 넓히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폭발시킬 만한 수단으로 M&A를 진지하게 고려해 볼 만한 시기가 도래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소속 연구원이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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