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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행간' 못 읽는 추미애

윤 총장 "수사지휘 시점 이미 지휘권 상실"…법무부 "이제라도 국민 바람 부합" 환영

2020-07-0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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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밝힌 입장에 대한 법무부 평가를 두고 '아전인수'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윤 총장의 행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검찰청은 9일 오전 "'채널A사건 수사' 서울고검장 지휘 특별수사본부 절충안은 법무부가 제시한 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상실된 상태(형성적 처분)가 됐다. 결과적으로 장관 처분에 따라 이 같은 상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중앙지검이 책임지고 자체 수사하게 된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총장은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대검 측으로부터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했지만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고, 독립수사본부 설치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 측에 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만시지탄이나 이제라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채널A 강요미수 사건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검이 밝힌 '총장 지휘권 상실' 부분에 초점을 맞춘 입장이다. 법무부는 이 입장을 이날 오전 10시에 발표했다. 전날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제시한 이른바 '데드라인' 시점이다. 
 
그러나 대검 발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윤 총장은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이 지시를 접수한 순간부터 자신은 수사에서 배제됐다고 밝히고 있다. 대검이 이날 밝힌 입장에도 그렇게 돼 있다. 대검 발표 내용 중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상실된 상태(형성적 처분)가 됐다"는 부분이다.
 
형성적 처분이란 '권리나 권리 능력 따위를 설정·변경하는 행위. 즉 행정 관청이 행하는 공무원의 임명이나 공법인의 설립, 사법(私法)에서의 형성권을 행사하는 행위'를 말한다. 형성권자의 권한 행사가 있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형성권이란 쉽게 말해 법원의 이혼 판결을 예로 들 수 있다"면서 "법원이 이혼으로 판결하면 그 즉시 효력이 발생해 혼인관계는 소멸된다. 이혼을 이행하기 위해 당사자간 별도 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대검은 이와 함께 "결과적으로 장관 처분에 따라 이 같은 상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이 책임지고 자체 수사하게 된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의 이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소멸됐고, 그렇기 때문에 그 시점부터 윤 총장의 별도 결정이나 입장 표명 없이도 서울중앙지검이 독자적으로 이 사건을 수사해왔다는 의미다.
 
윤 총장이 전국 검사장회의를 열어 검사장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은 '검언유착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특히 대검이 '윤 총장의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지휘 배제'를 언급한 것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검찰청법을 위반해 위법하다는 주장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수사를 지휘했다. 수사팀은 대선에 개입한 국가정보원 직원들에 대한 구속수사 방침을 세우고 이를 수사지휘권자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조 지검장은 이를 거부하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윤 총장을 수사팀에서 배제했다. '수사개입, 위법 지시' 논란에 휩싸인 조 지검장은 "나를 감찰하라"고 대검에 요청해 감찰까지 받았다. 당시 대검 감찰본부는 지시불이행을 이유로 윤 총장을 징계했지만 조 지검장에 대해서는 '과실 없음'으로 결론내고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조 지검장은 대검의 감찰결과 발표 당일 사퇴했다. 
 
이날 법무부는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에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평가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6월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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