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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손' 달린 이재용 운명, 이번 주 결정

검찰, '최서원 대법 판결' 집중부각/이 부회장, '범죄소명 부족'에 승부수

2020-06-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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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각계 전문가의 판단이 이번 주 나온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산하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오는 26일 현안위원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등에 대해 심의·의결한다.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0명 이상 250명 이하로 구성된 심의위원 중 무작위로 추천된 현안위원 15명은 이날 이번 사건 수사를 진행한 주임검사와 이 부회장 측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한다. 현안위원회에서는 이 사건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부의하는 것을 의결한 부의심의위원회와 달리 양측이 출석해 각각 30분 이내에서 사건에 대한 설명이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그동안의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기된 혐의에 대한 사안의 중대성을 내세워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특히 이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유죄를 확정한 대법원 재상고심 판단을 근거로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합병 등에 관여한 사실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부의심의위원회가 이 사건을 수사심의위원회에 부의하기로 한 지난 11일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단을 확정했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재용은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삼성그룹 비상장사 상장, 계열사 간의 합병 등을 이용해 '최소한의 개인 자금을 사용해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들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해 사실상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하 승계작업)'을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고 판단했다.
 
또 "이 승계작업을 구성하는 개별 현안들로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이 사건 합병, 엘리엇 등 외국자본에 대한 경영권 방어 강화 추진, 이 사건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계획 금융위원회 승인 추진 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이 부회장 측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한 사유를 들어 무혐의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의견서로 결국 수사심의위원회 소집까지 끌어냈다.
 
변호인은 수사심의위원회 부의 여부 결정을 앞두고 낸 의견서에서 "영장 기각 취지는 구속 사유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일 뿐 기소를 할 사안이라는 판단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영장 기각 사유의 핵심적인 내용은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 회계 처리' 과정의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있었던 것은 알겠지만, '피의자(이 부회장)의 형사 책임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것으로, 이는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 부족'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이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의 친구 관계를 이유로 직무 수행 회피 의사를 밝히면서 심의 결과는 최대 14명의 현안위원의 판단으로 내려질 예정이다. 현안위원회는 위원장을 제외하고 현안위원 10명 이상으로 사건을 심의하며, 위원장이 회피 또는 기피 신청의 당사자가 된 경우에는 임시 위원장을 호선해 직무를 대행하도록 하되 직무 대행자도 질문이나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다.
 
현안위원회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일치된 의견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고, 만일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또 심의 의견의 공개 여부와 시기, 방법, 신청인에게 심의 결과 통지 여부, 통지 내용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심의 결과에 대해 "주임검사는 현안위원회의 심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고, 강제 효력은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반도체 미래전략과 사업장 환경안전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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