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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검사장 "나도 피해자…기자가 이름 도용"

검찰, 지난 15일 휴대전화 압수수색…"정당성 우려" 유감 표명

2020-06-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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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제보를 요구하면서 압박한 채널A 불법 취채 의혹에 연루된 현직 검사가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 후 처음으로 입장을 내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A검사의 변호인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녹취록상 기자와 소위 '제보자' 간의 대화에서 언급되는 내용의 발언을 하거나 취재에 관여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기자와 신라젠 수사팀을 연결해주거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수사 결과 발표에 의하더라도 애초부터 신라젠 수사팀에서 이철 전 대표의 로비 여부에 대해 수사할 계획도 없었고, 수사한 사실조차 없었던 것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 보도 내용, 녹취록 전문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있지도 않은 '여야 5명 로비 장부'를 미끼로 저를 끌어들이려는 사전 계획에 넘어간 기자가 제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보이고, 저는 그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A검사는 "어떤 검사도 기자에게 '수감자에게 나를 팔아라'고 하면서 제보를 압박하지 않는다"며 "현 정부 인사에 대한 타청의 비리 수사를 서울 요직으로 다시 재기하기 위한 '동아줄'로 생각했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도 항변했다. 
 
검찰이 이번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제 휴대전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실행한 데 대해 그 정당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공직자로서 그동안 법률적 대응이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으나, 이제부터는 저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제기되는 명예훼손 등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말씀드린다"며 "편향되지 않는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4월7일 이철 전 대표에게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 수사와 관련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행위를 제보하란 압력을 행사했다면서 이모 채널A 기자와 A검사를 협박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채널A 관계자로부터 이 기자의 휴대전화 2대를 압수했고, 이달 2일 이 기자의 또 다른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이후 지난 16일 A검사의 휴대전화도 압수수색했다.
 
신라젠의 불공정 거래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지난 8일 문은상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등 9명을 재판에 넘기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 관계자는 "언론에서 제기된 신라젠과 관련된 정·관계 로비 의혹은 그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채널A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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