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광연

'반도체 기술 유출 논란' 전 삼성전자 사장, 4개월 만에 중국 기업 퇴임

'40년 삼성맨' 활약…국내 우려 분위기 부담 고려한 듯

2020-06-16 16:37

조회수 : 1,485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중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생산기업 에스윈(ESWIN)과기그룹의 부총경리(부회장)으로 부임해 '기술 유출' 논란을 낳았던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4개월여만에 퇴임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에스윈 부회장으로 영입됐던 장 전 사장은 최근 '기술 유출' 등 논란이 일자 회사에서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사장은 에스윈 부회장으로 임명된 이후 국내에 머물면서 한 달에 한두 차례 원격으로 화상회의를 통해 경영 자문을 이어왔다.
 
지난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장 전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전신인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사장과 삼성그룹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삼성 중국 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17년 퇴임했다. 이후 2년간 고문 생활을 마친 뒤 에스윈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원기 당시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사장이 지난 2011년 5월30일 중국 강소성 쑤저우 공업원구내에서 열린 쑤저우 삼성LCD 공장 기공식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에스윈과기그룹은 2016년 설립한 에스윈과기와 관계사들의 지주사격인 회사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 회장을 역임했던 왕둥성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맡고 있다. 
 
40년간 국내 업체에서 일했던 임원 출신이 '디스플레이 맞수' 중국 업체로 건너간다는 소식에 국내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가 터져 나왔다. 중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앞다퉈 국내 기술자들을 빼내며 '기술 유출' 문제가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시점에 40년간 삼성맨이었던 장 전 사장의 중국행은 그만큼 충격 여파가 컸다.
 
장 전 사장은 국내 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LCD 공장을 짓기 시작할 무렵부터 왕 회장과 맺은 인연으로 에스윈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정적인 분위기가 계속되자 최근 장 전 사장은 "이미 현업을 떠난 지 오래됐고 삼성에서도 수년 전 퇴임해 인력·기술 유출과 상관없는데 모국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이 일어나고 있어 괴롭고 부담스럽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장 전 사장의 퇴임은 현재 계속 제기되고 있는 국내의 '기술 유출' 우려 분위기에 부담을 느낀 행보로 풀이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 김광연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