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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 지원 요건은 '음악', 대중음악계는 '배제'

2020-06-12 17:02

조회수 : 5,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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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지원 요건은 '음악'이라 해놨길래 지원했습니다. 근데 결과를 보니 전부 클래식. 애초에 그렇게 뽑지 말았어야죠."
 
11일 오후 4시경,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 마스터플랜뮤직그룹(MPMG)에서 볼멘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중음악계 피해 대책 논의와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 ‘코로나 19 음악산업 대응책 논의 세미나’란 타이틀로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중소레이블 대표 뿐 아니라 공연업계 종사자, 뮤지션 등이 모여 2시간 가량 의견을 교환했다. 
 
대중음악계가 정부의 코로나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4월부터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코로나 대책’이라며 발표한 정부 산하 기관들의 애매모호한 선정 기준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날 세미나 자리에서는 관련 단체의 시정을 요구하는 협회 측의 공식적인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앞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와 서울문화재단은 코로나19 지원 대책을 ‘음악’ 부문이라 공모했지만, 최종 선정작들이 상당수 순수예술에 쏠려 대중음악계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규영 협회장은 “정부 측의 보다 명확한 선정 기준이 필요할 것 같다”며 “공연계 전반에 해당한 공모였지만 결과적으로 대중음악은 외면 받은 경우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문화재단의 경우 앞서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결과를 발표했으나 이 중 음악 지원 부문에서는 총 69건 중 클래식 부문이 53건에 선정됐다. 재즈와 크로스오버 등도 소수 있었으나, 대중음악 분야는 거의 선정되지 못했다. 
 
앞서 지난 4~5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코로나 19로 인한 공연예술분야 긴급지원을 위한 2020년 공연장 대관료 지원 1~2차를 공모, 선정했다. 공연 제작비 중 부담이 큰 대관료 지원으로 민간 공연예술단체(개인)가 안정적으로 작품을 창작, 발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게 취지였다. 
 
그러나 기존 공지와는 달리 ‘음악’ 혹은 ‘공연’ 분야에 선정된 단체(또는 개인)는 클래식이나 전통음악을 다루는 단체(또는 개인) 위주였다. 모집 내용에는 대중음악을 제외한다거나 순수예술만 대상이라는 표기는 전혀 없었다. 자체적으로 대중음악을 제외한 것.
 
협회 측은 시정을 요구하는 행동에 나서고 있다. 협회는 "실제로 공연장 대관료는 순수예술과 대중음악의 대관료는 같은 공연장이어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산하기관들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대중음악계의 배제 논란을 2개월 가량 지켜본 음악계 종사자들은 기자에게 "'음악' 분야라 해서 지원했고 결과를 보니 특정 분야의 쏠림현상이 문제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막상 단체의 해명을 듣고 보니 더 기가 막히다. 우리는 애초 지원할 수 없는 부문이었던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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