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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전 세계는 디스코 열풍

2020-05-15 17:20

조회수 : 4,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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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디스코 시대다. 
 
최근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는 도자 캣의 신곡 ‘Say So’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이 곡은 글로벌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인기 상승세다. 어깨를 으쓱하거나 오른손으로 머리를 두번 두드리는 동작, 두손으로 외치는 듯한 제스처 등이 결합된 간단한 안무가 틱톡과 인스타그램으로 퍼져나간 효과다.
 
언뜻 지난해 릴 나스 엑스의 '올드 타운 로드' 열풍이 겹쳐보인다. 갓 스무살인 미국 신예 래퍼 엑스는 2분도 채 안되는 이 곡으로 17주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라는 새 역사를 썼다. '17주 기록'은 이 차트가 생긴 이래 역대 최장기간이다. 그 이전에는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맨의 '원 스위트 데이(One Sweet Day)',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cito)'가 16주 1위로 공동 1위였다.
 
엑스가 세운 이 전무후무한 기록의 비결은 SNS. 1분53초 남짓한 원곡은 발표 직후 10~20대 젊은 세대들이 주로 쓰는 '틱톡(TikTok)'에서 거대 유행을 촉발시켰다. 컨트리풍의 이 노래는 카우보이 흉내를 내는 듯한 15초 짜리 일반인들 패러디 영상과 맞물려 돌풍이 됐다. 
 
음악전문가들은 이를 아예 새로운 음악 현상의 출현으로 본다. 짧은 시간 안에 승부 봐야하는 새 시대의 선언 같은 것. 앱용 콘텐츠가 음악시장과 연결돼 상품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결과, 오히려 전통 시장의 힘이 약해질 것을 분석한다.
 
‘Say So’역시 이 흐름에 올라타 이번주 빌보드 싱글차트 ‘HOT 100’ 정상에 올랐다. 세계적인 래퍼 니키 미나즈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이 곡은 빌보드 역사상 6번째 ‘여성 아티스트 협업 1위 곡’으로도 기록돼 역사성도 획득했다.
 
다만 최근 대중음악계의 '디스코 흐름'에 비춰 보면 도자 캣의 이번 1위는 단순히 SNS상에서의 파급 정도 만으로 간단하게 설명될 수는 없어 보인다.
 
음악계에서는 이 곡의 인기를 최근 세계적인 '디스코 붐'과 연결짓는 시각이 있다. 멜로디보다 리듬을 강조한 세계 대중음악 사상 최초의 이 장르가 현대적인 음악 요소들과 결합해 점진적으로 세를 확장하는 모양새다.
 
지난 3월 세계적인 팝 가수 두아 리파는 신보 'Future Nostalgia'를 4년 만에 내놨다. "아웃캐스트, 노다웃의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다가 영감을 얻었다"는 앨범은 80년대 신스팝을 복각, 현대적으로 해석해냈다.
 
인엑시스의 ‘Need You Tonight’을 샘플링 한  ‘Break My Heart’부터 올리비아 뉴튼 존 곡 제목에서 따온 ‘Physical’까지 대놓고 디스코 향수를 일깨운다.
 
세계적인 알앤비 가수 위켄드는 마이클 잭슨 같은 고운 목소리에 디스코 비트를 섞어 이 뉴트로 열풍에 승선했다. 3월20일 나온 4집 ‘After Hours’는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로 데뷔 4번 연속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첫주에만 44만4000장 판매를 기록, 자신의 디스코그래피 사상 미국 첫 주 최고 판매량 기록을 돌파 중이다.
 
음악전문가들은 최근의 디스코를 다양한 장르와의 접합 측면에서 기존과 차별화한다. 리듬감을 앞세운 디스코의 댄서블한 본질에 충실하가도 그 위로 속사포 같은 랩핑을 얹거나, 매혹적인 멜로디 한 방으로 휘어잡는 식. MTV는 이러한 경향을 아예 최근 팝 시장의 '디스코 리바이벌'이란 용어로 정의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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