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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미워서 거짓말"…대법, 친딸 진술번복에도 친부 강제추행 유죄 확정

2020-05-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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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13세 된 딸이 친아버지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사건에서, 딸이 재판 중 '아버지가 미워 거짓말했다'고 진술을 번복했지만 대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구체적인 경위 등에 비춰 피해자가 법정에서 번복한 진술을 믿기 어렵고 오히려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더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14일 성폭력처벌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5)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자신을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친족으로부터 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당했다고 진술한 경우 신빙성을 판단하는데는 진술 내용이 사실적·구체적이고, 주요부분이 일관돼 진술 그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면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했다.
 
특히 "친족관계에 의한 성범죄를 당했다는 미성년자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 가족들의 계속되는 회유와 압박 등으로 인해 번복되거나 불분명해질 수 있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친부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는 이 사건 피해자가 1심과 원심 법정에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번복했지만 피해자의 수사기관 진술 자체가 구체적이고,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해보면 피해자의 번복된 법정 진술은 믿을 수 없고 오히려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믿을 수 있다"며 "같은 취지로 피고인의 강제추행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1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은 옳다"고 판결했다.
 
A씨는 2014년 여름 당시 9세이던 친딸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기 시작해 2018년 3월까지 3회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친딸 앞에서 아내를 폭행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 3회에 걸쳐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함께 받았다.
 
1심은 그러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정서적 학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인 친딸이 법정에서 ‘아버지로부터 강제추행 등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 피고인이 미워서 수사기관에서 거짓말했다’고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반면, 항소심은 전부 유죄로 보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이 합리적이고 일관돼 모순이 없는 점 △피해자가 친부를 무고하기 위해 거짓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가 없는 점 △친구와 상담교사에게 피해사실을 말한 뒤 조사와 수사가 이뤄진 과정이 자연스러운 점 △피해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상담 내용과 의견 △정신과 의사 면담 결과 피해자가 '엄마의 부탁으로 거짓말 했다. 가족들이 눈치를 많이 줬고, 조부모가 아버지를 빨리 꺼내야 한다고 욕했다'는 등의 사실을 털어놓은 점 △이런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친구와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된 점 등을 유죄 증거로 인정했다. 이에 A씨가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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