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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유리하게 좀'…1천만원 건넨 윤장현은 책임 없나?

검찰 "조주빈 등 애초 '뇌물' 목적 없어…윤 전 시장도 뇌물죄 어려워 사기로 의율"

2020-05-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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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자신의 재판을 유리하게 받도록 해달라며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범인 조주빈(25·닉네임 박사)과 강훈(18·부따)에게 거액을 건넨 것으로 확인되면서 윤 전 시장의 책임소재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6일 강훈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11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가운데 윤 전 시장에게 재판을 유리하게 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1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도 포함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지난해 12월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법에서 예정된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소장에 따르면, 조주빈과 강훈은 서로 짜고 지난해 11~12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윤 전 시장에게 접근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주빈은 판사, 강훈은 판사의 비서관 역할을 맡아 유리한 재판을 받도록 해주는 조건으로 500만원씩 두차례에 걸쳐 윤 전 시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챙겼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강훈에게 사기죄를 적용하고 윤 전 시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형사처분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 전 시장이 '재판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 '판사 또는 판사의 비서관에게', '그 대가로 1000만원을 지급한 사실'을 보면, 윤 전 시장에게도 확실한 뇌물공여의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조주빈과 강훈에게 '증뢰물전달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조주빈 등이 처음부터 윤 전 시장의 재판과 관련된 법원 관계자들에게 윤 전 시장의 돈을 건넬 생각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런 경우 윤 전 시장은 불능범(범죄결과의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행위)의 미수에 해당하는데, 뇌물죄는 미수범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뇌물죄로 구성한다면, 윤 전 시장은 물론 조주빈과 강훈도 형사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사기죄를 적용했다는 말이다.
 
반면, 검찰 설명처럼 조주빈과 강훈이 판사 등의 행세를 하면서 유리한 재판을 미끼로 돈을 요구했다면 '증뢰물전달죄'에 해당되고, 이들에게 돈을 건넨 윤 전 시장은 '뇌물공여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조계 지적도 있다. 
 
형법은 133조 1항 1호에 '뇌물을 약속, 공여 또는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면서 2항에 '전항의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제삼자에게 금품을 교부하거나 그 정을 알면서 교부를 받은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증뢰물전달죄'에 대해 "제3자의 증뢰물전달죄는 제3자가 증뢰자로부터 교부받은 금품을 수뢰할 사람에게 전달했는지 여부에 관계 없이 제3자가 그 정을 알면서 금품을 교부받음으로써 성립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 
 
형사사건을 오랫동안 다뤄 온 한 변호사는 "법이론적으로는 뇌물공여죄는 뇌물전달자와는 관계 없이 공여자가 돈을 건네는 것만으로 기수에 이르기 때문에 검찰이 공판 중 윤 전 시장을 뇌물공여죄로 추가 기소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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