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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leealive@etomato.com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마이너스 유가 수지타산…정유·화학 '희비'

2020-04-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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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사상 초유 마이너스 유가로 정유 4사도 개별 수천억대 재고평가손실이 우려된다. 국내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가는 20달러선이지만 이미 1분기에 40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전방 석유화학 분야는 원료값 하락으로 제품 마진이 커질 수는 있으나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라 매출 상승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간접적으로 해외 유정 프로젝트 발주 등이 지연되며 건설, 조선업 등이 타격받을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폭락 사태로 국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는 물론 해외 건설, 플랜트, 석유운반선, 조선업 등 각종 산업 타격이 예상된다.
 
현지시간 20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하루만에 배럴당 55.90달러(-305.96%) 하락한 -37.63달러를 찍었다. 5월 인도분 가격으로, 미국의 원유 저장능력이 배경 중 하나다. 원유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기름을 저장할 탱크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산유국과 러시아 등 OPEC+ 감산 합의에도 미국 원유재고는 12주째 증가세다. 저장능력이 부족해지며 저장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원유 선물 인도 시점에 근접해 실제로 원유가 필요 없는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 역사상 처음 마이너스 유가를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가는 같은날 0.77달러 하락(-3.45%)21.47달러로 20달러선을 방어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떨어진 하락분 때문에 국내 정유 4사의 재고평가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1265.44달러로 출발한 두바이유가는 33125.72달러까지 39.72달러 내렸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지난 2014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에쓰오일은 그 해 4분기 재고 관련 손실이 약 3100억원이었다. 해당 분기 두바이유는 39.92달러 하락했었다. 에쓰오일은 그나마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비교적 가까운 20184분기에는 GS칼텍스가 유가하락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한 바 있다. 당분기 유가는 35달러 정도 떨어졌었다. GS칼텍스는 정유부문에서만 4062억원 영업손실을 봤는데 주로 재고평가손실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은 원유가격이 떨어질 때 신사업인 석유화학 부문 마진 확대로 손실을 줄였는데 최근 그마저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정유사들이 주력하는 파라자일렌 등 화학제품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간 가격차)는 전방 산업 침체로 부진하다. 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중순경 톤당 300달러대였는데 최근 2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국내 화학사들은 제품에 따라 득을 보는 곳들도 있겠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여천NCC 등 원유 납사를 가공하는 에틸렌 공장(NCC)의 경우 유가 하락에도 스프레드가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중순쯤 톤당 300달러 안팎이었는데 이달 들어 200달러선 언저리다. 에틸렌을 가공해 만드는 폴리에틸렌은 최근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추세다.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은 비슷한 기간 400달러대에서 출발해 이달 들어 600달러선을 넘었다. 에틸렌업체인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이 이 제품까지 수직계열화 생산해 원재료 부진을 제품에서 만회할지 주목된다. 대림산업과 한화케미칼은 계열사로부터 에틸렌을 사서 폴리에틸렌을 만든다.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스프레드는 최근 이미 큰 폭 확장세를 보이고 있어 양사로선 온전한 수혜를 누릴 수도 있다.
 
유가 하락에 해외 자원 프로젝트는 속속 일정 차질이 생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호주 우드사이드는 추진 중이던 액화천연가스(LNG)프로젝트 3개의 최종투자결정을 연기했다. 앞서 산토스도 지난달말 프로젝트 투자 연기를 결정했다. 국내외 경쟁 심화 및 발주 감소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은 전망도 어둡다. 대우건설의 경우 전문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LNG 프로젝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매각에도 성공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LNG 플랜트나 원유, 가스 수송이 줄면 회생하던 조선업도 힘들어진다.
 
21일 경기 화성시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리터당 1175원, 경유가 995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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