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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법썰외전)조주빈의 '텔레그램 우상화' 수법(영상)

2020-04-06 17:39

조회수 : 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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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 법썰외전은 법조현장 기자가 주요 이슈를 골라 친절히 분석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다음 텍스트는 실제 방송과 내용이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꼭 영상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뉴스토마토 법조팀 최기철 기자입니다.
 
오늘(6일) 법썰외전 세 번째, 역시 텔레그램 성착취범들에 관한 말씀을 드릴 텐데요. 올해, 만으로 25세인 조주빈이 어떻게 이처럼 광범위하고 치밀하며 패륜적인 범죄를 장기간 저지를 수 있었는가에 대해 분석을 해드릴까 합니다.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저희가 입수한 일명 ‘박사방’ 채팅 대화록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 대화록은 조주빈이 검거되기 전인 2019년 9월부터 검거 직전인 지난 3월5일까지 테레그램 박사방에서 참여자들과 나눈 채팅대화 내용인데, 아래한글 11포인트 크기로 옮겼을 때 260페이지 분량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주빈이 이런 천인공노할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상에서만 가능했던 철저한 자기 우상화였습니다. 우상화 방법은 여러 갈래인데, 저희 법썰외전이 주목한 부분은 조주빈의 '신격화'에 가장 큰 줄기인 오프라인에서의 영향력 과시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손석희 JTBC사장이나 윤장현 전 광주시장, 김웅 프리랜서 기자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했지요.
 
결과적으로 이런 것이 어떻게 가능했느냐면, 조주빈은 범죄의 최적화된 인물을 가상의 인물로 설정한 뒤 그 사람이 돼 살았다는 겁니다.
 
중국 청도에 사는 1974년생 최선일이 그 인물인데, 조주빈이 자신을 이같이 설정한 배경은
공범들과 피해자들, 그리고 라이벌격인 성착취범죄자들에게 자신은 기성세대 전문가라는 인상을 강하게 줘 항거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 수사선상에 올랐을 때 따돌리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큰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이 정도면 딱 범죄영화 주인공이죠?
 
조주빈의 이런 설정은 박사방 운영면에서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조주빈이 직접 들은 뒷얘기라거나 직접 처리한 일이라면서 단체대화방에서 얘기한 연예, 정치 등 풍문은 상당부분 십년 전에 일입니다. 이 얘기들은 조주빈이 중학생 또는 초등학생 때 일어난 사건들이지만 47세 최선일로 알고 있는 텔레그램 이용자들은 상당한 신빙성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고객이나 직원들을 철저하게 텔레그램 등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서만 만났기 때문입니다. 후계자로 알려진 태평양과 공범 부따, 이기야, 사마귀 그리고 오프라인을 통해 수족처럼 부린 검은개, 지킬박사, 구마적 등도 그를 실제로 보지는 못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수족들은 주로 조주빈이 지목한 피해자들을 찾아가 직접 범행을 저지른 공범들인데, 이들을 포함한 공범들, 이른바 ‘직원’ 가운데 상당수는 조주빈 보다 훨씬 나이가 많거나 다수의 강력전과를 가진 인물들도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이들을 이용하면서 큰 대가를 지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수족에게 필로폰을 줬다는 조주빈의 주장도 사실로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소액의 수고료 정도를 지급했다고 하는데. 최선일이라고 하는 가상의 설정이 그대로 먹힌 것으로 보입니다.
 
조주빈이 대화방에서 한 말을 분석해보면, 자신이 단순히 성착취 범죄 동영상을 파는 양아치가 아니라 권력층과 직접 줄이 닿는 거물이라는 주장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주요범죄 대상인 연예인에 대해서는 값싼 노예로 비하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박사방 범행이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조주빈은 언론을 조롱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더욱 과시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지금까지 조주빈의 우상화를 분석해드렸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드는 생각은 무엇보다 조주빈과 공범들 그리고 n번방 운영자들을 온라인상에서 우상화 내지 신격화 한 가장 큰 공범은 바로 이들에게 범죄자금을 상납한 유료회원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뉴스토마토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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