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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인터뷰)‘트로트 내고향’, 황철호·나혜진이 전하는 ‘맛과 흥’

뉴미디어에 뛰어든 ‘트롯’ 전성기

2020-03-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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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 대성공을 거두고 트롯 시장에 대한 재고가 이어졌다. SBS ‘트롯신이 떴다’, MBC 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MBN ‘트로트퀸등 방송사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론칭해 시청자들의 입맛을 살피고 있다. 가요계는 발 빠르게 신인 트롯 가수들을 우후죽순 데뷔시키고 있다. 바야흐로 전국민 트롯의 시대다.
 
유튜브, TV 등 뉴미디어 영상 플랫폼에서도 트롯을 주제로 한 채널들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트로트 내고향은 발 빠르게 움직여 시장을 선점했다. 이제 막 무대에 오르기 시작한 신예부터 나름의 팬덤을 쌓고 활동 중인 중견까지 트롯 가수라면 모두와 함께 전국 방방곳곳의 맛집을 찾아 나섰다. 맛과 흥이 함께하는 중장년층을 위한 웹 예능의 탄생이었다.
 
황철호, 나혜진은 지난해 말부터 트로트 내고향의 진행을 맡아 프로그램을 견인하고 있다. 단순히 진행을 하는 데 한발 더 나아가 게스트에 맞는 질문을 준비하고 코너를 직접 꾸미는 등 열정도 대단하다. 어느덧 만담꾼을 연상케 할 정도의 호흡을 자랑하게 된 두 사람은 각종 행사를 종횡무진하며 전성기를 함께 맞았다.
 
황철호, 나혜진. 사진/대박기획
 
두 사람 모두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로 온 것인가.
나혜진: 열심히 왔어요. 저는 순천에서 살고 있어요. 여섯 시쯤 일어나서 준비했어요. 서울은 맑지만 오늘 전라도는 폭우가 내렸답니다(웃음).
 
 
황철호: 저도 여섯 시 반쯤 일어나서 아이들을 다 챙기고 나왔어요(웃음). 아홉시쯤 혜진 씨를 만났고 제가 운전해서 왔습니다. 오면서 혜진 씨랑 얘기하느라 피곤한 줄도 몰랐어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각자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하자면.
나혜진: 본명은 장혜진이고, 나혜진은 활동명이에요. 장혜진이라는 정말 유명한 가수 분이 있어서 검색했을 때 저를 못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없는 이름을 찾아보자 해서혜진이라는 이름 앞에 온갖 성을 다 붙였어요.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나혜진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줄곧 영어 선생님으로 살았어요. 그러다 잠깐 일을 쉬게 됐는데 영어 선생님은 다시 돌아갈 수 있지만, 가수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못할 것만 같아 가수가 됐습니다.
 
 
황철호: 2의 인생을 가수로서 문을 연 황철호입니다. 황철호는 본명입니다. 축산업이라는 본업에 전념해왔고 이제 꽃중년이 되어 제 2의 인생을 트롯 가수로 열어봤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시절 남들 다 서태지 노래를 부르는 데 저 혼자 트로트를 불렀어요(웃음). 어른이 되고 가요제 현수막만 보면 꼭 참여했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돼서 2018흩날리는 사랑이라는 노래를 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인연을 맺게 돼서 트로트 내고향을 함께 진행하게 됐나.
나혜진: 3년 전 즈음 복지관에서 노래를 부르는 행사가 있었는데 거기서 철호 씨를 처음으로 만나게 됐어요. 인사를 하니 동갑이었고, 인상이 참 좋은 사람, 신용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따로 꾸준히 연락을 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철호 씨가 같이 웹 예능을 진행해볼 생각이 없냐고 전화로 물어봤어요. 재미있을 것만 같아서 꼭 하고 싶다고 했죠. 저한테는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매번 즐겁게 촬영하며 지내고 있어요.
 
 
황철호: PD님이 저랑 코드가 맞는 여자 진행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네 분 정도 생각했는데 혜진 씨가 제 마음 속 1순위였어요. 저랑 똑 같은 사람이 아니라서 되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더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엉뚱한 행동을 하는 캐릭터였고, 혜진 씨는 영어 선생님 출신이라서 리액션이 좋고 말을 정말 잘 해요. 제가 가지지 못한 걸 가지고 있는 최고의 파트너에요.
 
트로트 내고향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자면?
나혜진: 초기 기획의도는 저희 둘이 활동하고 있는 전라도 지역의 맛집을 소개하고, 트로트를 알리자는 취지였어요. 예상보다 정말 많은 가수분들이 게스트로 나와주셨고, 전라도라는 지역에서 벗어나 여기저기 다니고 있어요. 그 외에 정해진 포맷은 없어서 자유롭게 시도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호흡이 빠른 웹예능이라 시간 순삭의 재미가 있을 거에요.
 
단순히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직접 꾸려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황철호: 혜진 씨가 하는 일이 정말 많아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소품을 준비하고 나름 준비해온 아이디어도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내가 파트너를 진짜 잘 골랐구나했어요. 저도 그냥 있을 수만은 없어서 게스트로 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를 상황에 맞게 개사해서 들려드려요. 코너 속의 코너 같은 느낌이라 좋아요.
 
 
나혜진: 우리는 철호 씨가 말했던 것처럼 상호보완이 있어요. 캐릭터, 이미지, 매력까지 모두 달라요. 철호 씨의 엉뚱한 모습이 정말 웃기고 항상 예상을 벗어나요. 그에 비해 저는 정재 된 매력, 진행력 같은 게 있어요. 저는 소품, 간단한 코너를 직접 준비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요. 제가 135를 가지고 있다면, 철호 씨는 24를 가지고 있어요. 촬영 전에 서로가 가지고 온걸 공유하면 프로그램에 딱 맞아요.
 
트로트 내고향을 진행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황철호: 지금까지 정말 힘든 게 없어요(웃음). 촬영할 때마다 재미있고, 제 내면에 있던 새로운 것들이 발견돼요. 그 때마다 정말 뿌듯하고요.
 
나혜진: 촬영을 하면 실제 방송분량 6, 다 합쳐봐야 20분남짓이에요. 실제 촬영은 2~3시간은 기본이에요. 두 편을 찍으면 하루가 다 지나가요. 그런데도 지루하거나 힘들거나 하진 않아요. 매회 새롭다는 느낌이에요. 게스트도, 장소도 모두 달라요. 앞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 가보고 싶은 가게가 정말 많아요.
 
황철호는 매운 음식을 보기만 해도 흐르게 되는 땀이 가장 힘든 점이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의외다.
황철호: 힘들다기 보다는, 스스로 걱정하는 부분이었어요. 땀 흘리는 모습을 시청자 분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서요. 제가 빨간 음식만 보면 바로 땀을 흘려요(웃음). 그런데 되려 이 모습을 좋아해주세요. 그래서 이젠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한테 주어진 특기라고 봅니다.
 
황철호, 나혜진. 사진/대박기획
 
게스트 섭외는 어떻게 진행되나.
황철호: PD, 대표님이 섭외하고 저희는 의견을 드려요. 분위기, 촬영 상황이 맞으면 그 분과 함께하게 되고요. 섭외하고 나면 혜진 씨가 나름 포맷을 짜와요. 저는 숟가락만 얹는 느낌이에요(웃음). 혜진 씨 진짜 대단한 사람이에요.
 
나혜진: 뭔가 준비하는 게 몸에 베어있어요. 출연자가 정해지면 제가 할 일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돼요. 저 역시 트로트 내고향의 애청자 중 하나에요. 업로드된 영상을 보면 정말 재미있고, 그걸 더 재미있게 만들 방법을 항상 연구해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황철호는 게스트의 노래를 개사해서 꾸준히 부르고 있다.
황철호: 모든 게스트들이 감동받고 가요. 최나리 님은 제가 개사했던 노래를 라디오에서 자기 소개로 쓰고 싶다고 해주셨어요. 최근에는 촬영했던 식당에서 저한테 로고송을 불러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그래서 제 노래 흩날리는 사랑을 개사해서 녹음을 끝냈습니다. 노래 제목처럼 제 목소리가 전국에 흩날릴 날이 얼마 안 남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트로트 내고향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나혜진: 누가 저를 알아본다거나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방송국에 견학차 갔는데 저를어디서 많이 봤다고 하시는 거예요. 알고 보니 트로트 내고향시청자셨어요. 그래서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SNS 친구도 늘었어요. 많은 분들이 프로그램을 봐주시고 저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해요.
 
황철호: 혜진 씨랑 같이 행사를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양념 반, 후라이드 반처럼요.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셨는지 한 시간을 둘이 나눠서 해보라고 하셨어요. 저희가 마음에 들었는지 다른 행사에 꾸준히 불러주고 계셔요. 이렇게 같이 어디든 갈 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에요. 우리 프로그램 주제곡도 생겼으니 앞으로 더 호흡을 자주 맞추지 않을까 싶어요.
 
방금 말처럼 트로트 내고향동명의 주제곡도 생겼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나혜진: 철호 씨는 본인의 솔로 곡이 있잖아요. 저는 제 노래가 없었는데, 이게 제 이름으로 나온 첫 노래가 됐어요. 대표님이 저 때문에 낸 거래요. 노래를 만들어주고 싶어서요. 노래를 만들기 전에 회의를 했어요. 프로그램 주제가니까 접근하기 쉬운 트로트, 신나는 트로트, 가사가 활기찬 노래로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였어요. 전형적이면서 중독성 있는, 저희가 딱 원하는 스타일의 노래가 완성됐어요.
 
앞으로 트로트 내고향진행자로서 목표가 있다면
나혜진: 우리가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들, 그런 분들이 트로트 내고향에 나가보고 싶다고 할 정도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금처럼 그저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촬영했으면 하고요.
 
황철호: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런 분들이 출연해줘야 앞으로 함께할 신인 분들도 함께 조명 받을 거니까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혜진 씨와 ‘6시 내고향같은 프로도 나가보고 싶어요. 꾸준히 실력을 쌓아서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게 목표입니다.
 
본업이 가수인만큼 각자가 가수로서 품고 있는 꿈도 궁금하다.
나혜진: 지금까지는 트로트 내고향의 주제곡밖에 없어요. 이제부터는 솔로곡 준비를 열심히 해서 돌아오고 싶어요. 흥이 나는 노래로 꼭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황철호: 제 타이틀곡 제목 흩날리는 사랑처럼 전국에 제 이름이 흩날리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고자 해요. 정말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가수 황철호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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