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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U2 디엣지와 협업, 5 세컨즈 오브 서머 “우리 음악은 자유와 실험”

27일 정규 4집 ‘C A L M’ 전 세계 발표…인더스트리얼 사운드 과감히 도입

202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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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디페쉬 모드와 나인 인치 네일스.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전설’들은 호주 록 밴드 ‘5 세컨즈 오브 서머(파이브 세컨즈 오브 서머·5SOS)’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주고 있다.
 
오는 27일 발매될 네 번째 정규 앨범 ‘C A L M’을 소개할 때 이들은 이 두 밴드를 빼놓지 않고 맨 앞에 내세운다. 육중한 전자기타, 분노 덩어리로 가득한 이 ‘기계 잡음’ 같은 소리들은 새 앨범 작업 내내 이들 귀에 유령처럼 맴돌았다.
 
24일 서면으로 만난 밴드[루크 헤밍스(리드 보컬·리듬 기타), 마이클 클리포드(리드 기타·서브 보컬), 캘럼 후드(베이스기타·서브보컬·신스), 애쉬튼 어윈(드럼·서브보컬·퍼커션)]는 “강렬한 인더스트리얼과 뉴웨이브 스타일이 이번 신작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그런 어두운 사운드의 질감에 우리는 다이빙 하듯 빨려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호주 록 밴드 ‘5 세컨즈 오브 서머’.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2011년 호주 시드니에서 결성된 이들은 멤버 전원이 90년대생, ‘Z세대’다. 인더스트리얼 음악이 세계적 호황을 누릴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이들이 당시 록의 향수를 들고 왔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이들은 “전작 ‘Young Blood’의 일부 수록곡들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나인인치네일스의 영향을 받게 됐다”며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일련의 과정을 거쳐 우리만의 스타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캘럼이 모그와 신디사이저를 어딜 가든 들고 다니며 사운드를 연구한다”고 말했다.
 
5 세컨즈 오브 서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핫’한 밴드로 부상 중이다. 결성 당시 세계적인 가수들의 커버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다가 2013년 ‘원 디렉션’의 월드투어 무대에 서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3년 셀프타이틀인 1집 앨범을 시작으로 2집 ‘Sounds Good Feels Good’, 3집 ‘Youngblood’ 등 매 정규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빌보드 200’은 올해 3월초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보 ‘MAP OF THE SOUL : 7’로 네 번째 정상에 오른, 그 차트다. 세계 음악계에서는 이들의 이번 신작이 BTS처럼 네 번째 정상에 오를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애쉬튼은 “차트 성적은 앨범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최고의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언제나 있다”고 대답했다. 루크는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우리가 만족하는 음악을 만든다”며 “때문에 반드시 1위를 하지 않는다 해도 상관 없다”고 여느 전설적인 록스타 같은 답을 내놨다.
 
호주 록 밴드 ‘5 세컨즈 오브 서머’.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벌써부터 이번 신보를 기점으로 이들이 글로벌 밴드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세계적인 연주자와 프로듀서들의 참여가 돋보인다. U2의 기타리스트 디엣지,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기타리스트 토머스 밥티스트 모렐로(톰 모렐로)가 수록곡 중 일부를 거들었다. 디엣지는 음 딜레이 기법으로 영롱하게 서걱거리는 U2 시그니처 사운드를 창시한 인물이다. 모렐로는 5개 이펙터를 자유자재로 이용, ‘현대판 지미헨드릭스’라 불린다. 음반 녹음 프로듀서로는 U2의 2017년 더블 콘셉트 앨범 ‘Songs of Experience’, ‘Songs of Innocence’를 프로듀싱한 라이언 테더가 참여했다.
 
새 앨범 ‘C A L M’의 글자는 각 멤버들 이름의 머릿 글자를 따서 만든 조합이다. 네 멤버가 함께 또는 개별적으로 성장해 온 각 과정을 하나로 집결시켰다는 뜻을 담고 있다. “10대 때부터 성인으로 자라면서 일종의 ‘삶의 순환’을 겪어온 것 같아요. 함께, 혹은 혼자 성장하며 새로운 전환점에 서게 된 거죠.”(마이클) “멤버들 각자의 공통 분모도 중요하지만 저는 다양한 차이가 밴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각 멤버들의 개별적인 색깔이 취합된, 저희의 일생을 함축시킨 앨범입니다.”(루크)
 
어린 나이 호주를 떠나 미국에서 주로 생활한 멤버들은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리드미컬한 드럼 비트에 담고(‘Red Desert’), 기타와 신디사이저로 매만진 멜로디로 청춘의 아련한 시기를 관통한다.(‘Old Me’) 나인인치네일스 ‘Closer’가 연상되는 리듬 섹션에 들어서면(‘Easier’) 공장 한복판 희끄무레한 공기가 눈 앞에 잡힐 듯 몰아친다. 앨범 커버에는 네 멤버들의 유령 같은 제스쳐를 사각 분할로 박아뒀다.
 
‘Teeth’, ‘Who Do You Love’ 등 이미 앞서 공개한 싱글들은 유튜브, 넷플릭스를 휘저으며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Teeth’에서 터져 나오는 파괴적인 기타 사운드는 톰 모렐로의 작품이다. 사랑의 거침과 잔인함을 날 것 그대로의 거친 음악적 질감으로 표현했다. 루크는 수록곡 중 ‘Best Years’를 최고의 곡으로 꼽으며 “U2 디엣지가 참여했다는 걸 꼭 자랑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5 세컨즈 오브 서머 4집 정규 앨범 'C A L M'.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밴드는 음악관에 대해 자유와 실험성을 주요한 가치로 꼽았다. 캘럼은 “중산층의 집안에서 자란 평범한 우리 네 명은 늘 최고의 앨범을 만들기 위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다”며 “실험적인 것들을 즐길 때 제일 좋은 결과물이 나왔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한국 팬들과는 2017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일환으로 처음 만났다. 지난해 프로모션 차 방문했다가 TV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에 방문 했을 때 GOT 7, 몬스타엑스와 만난 적이 있다”며 “한국에서 정말 멋진 가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역시 세계에 호주 이름을 널리 알리는 록 밴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면 밴드는 오는 5월부터 12월까지 ‘No Shame’ 월드투어를 가질 예정이다.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 호주를 도는 투어다. 
 
“날씨가 허락한다면 가능한 빨리 한국에도 가고 싶어요.”(애쉬튼) “작년 촬영 때 서울 이곳 저곳을 관광객처럼 돌아다니던 게 아직도 생각나네요.”(루크) “한국에서 제대로 된 단독 공연을 한 적이 아직 없어요. 하루 빨리 한국 팬들을 만났으면 좋겠어요.”(캘럼)
 
호주 록 밴드 ‘5 세컨즈 오브 서머’.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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