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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내년 명절도 ‘아육대’와 함께

2020-01-28 17:06

조회수 :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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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들의 명절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바로 ‘아이돌스타 선수권 육상대회(이하 ‘아육대’)’ 때문입니다. 2010년 추석 특집으로 방영됐던 ‘아육대’는 나름의 화제성과 함께 하나의 아이돌 팬덤 문화로 자리잡았고, 2020년 설날에도 어김없이 시청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응원하는 아이돌의 활약을 마주하는 것은 짜릿하지만, 부상의 위험도 항상 ‘아육대’와 함께입니다.
 
각 소속사들은 ‘아육대’에서 활약했던 내용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에이핑크 윤보미는 투구에서 완벽한 자세로 금메달을 받았으며, 신인 걸그룹 체리블렛은 단거리, 계주, 씨름 3관왕을 기록하며 모두에게 이름을 각인시켰습니다. 메달을 목에 걸지 않았어도 나름 돋보인 부분이 있다면 자료해 배포하기 좋은 내용입니다.
 
팬들이 ‘아육대’를 걱정하는 이유는 잦은 부상 때문입니다. 돋보이기 위한 출연진의 경쟁은 과열되기 마련이고, 이는 부상으로 이어집니다. AOA 설현은 ‘아육대’에서 부상을 입어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에 하차했고, 인피니트 남우현은 전치 4주 진단에 정규 앨범 활동에서 제외되기까지 했습니다. 그 때마다 팬들은 ‘아육대’의 폐지에 입을 모읍니다.
 
소속사의 ‘아육대’ 보이콧 선언은 힘든 일입니다. ‘아육대’는 결국 MBC라는 커다란 방송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고, 혹시나 불참해 불이익을 받을까 하는 우려도 남습니다. 신인들의 경우 조금이라도 눈에 띌 수 있는 기회이기에 출연 제안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또한 방송 출연 빈도수는 행사 비용과 연관이 깊기 때문에 ‘아육대’는 신인이 거쳐야 할 필수 과정 중 하나입니다.
 
올해 ‘아육대’는 4.8%, 2.4%, 5.6%라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2011년 설 특집이 최고 18.7%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입니다. 하지만 매년 명절을 지켜왔던 MBC의 대표 특집 프로그램인 만큼, 한동안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마치 1%를 쉽사리 넘기지 못하는 데도 폐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음악 프로그램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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