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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사업 수완’만 좋은 인플루언서의 세상

2020-01-23 12:45

조회수 : 1,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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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커뮤니티에는 유튜버 하늘의 사진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속옷 쇼핑몰 하늘하늘에 제품을 착용한 사진을 올렸고, 누리꾼들은 이를 열심히 공유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하늘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최근에는 버스, 지하철 광고를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그의 모습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하늘하늘에서 일했던 직원들이 퇴사 후 잡플레닛에 남긴 회사 평가입니다. “자기 혼자만 공주, 직원은 셔틀~ 직원 무시하는 건 기본” “직원은 돈만 주면 새벽이든 주말이든 자기한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장님” “세상 주인공이 본인밖에 없죠? 직원들도 생각하며 삽시다”와 같은 부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잡플레닛은 어쩌면 퇴사한 회사를 정당하게 욕하는 창구 역할을 하기에 모든 내용을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퇴사율 91%라는 높은 수치는 이 평가들에 힘을 실었습니다. 누리꾼들은 하늘의 SNS로 향해 쓴 소리를 뱉었고 여론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쏠렸습니다.
 
하늘은 “저는 그런 적이 없습니다. 퇴사는 화장품 적재에 최적화된 3자 물류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기존 물류 직원분들이 퇴사, 3자 물류 업체로 이직하며 발생한 것입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해명은 “멀쩡히 회사 다니던 직원들을 협력업체 소속으로 바꾼 거냐”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든 것이 SNS로 귀결되는 뉴미디어 시대가 오고 비슷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아니라, ‘유명인’이 된 그들은 자신의 유명세를 ‘사업’으로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유명해지는 것과 사업을 하는 것은 별개의 분야인 모양입니다. 퇴사율 90%의 기록을 세운 하늘, 건강기능식품 과장 광고로 벌금형을 받은 밴쯔, 우리는 앞으로 비슷한 일을 자주 마주하게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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