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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기차활용법(38)-시네마 객실 완전 실패? 창의적 해법은 다양

2020-01-22 19:20

조회수 : 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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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기차를 타고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일명 KTX 시네마로 불렸습니다. KTX 객실 한 칸에서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운임요금에 영화요금을 추가로 내면 기차에서 영화를 보며 목적지로 갈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영화객실을 운용하지 않고 있지요? 이유는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영화가 길 경우 목적지에 내릴 때 결말을 보지 못하는 것을 비롯, 승객들의 영화 감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승무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자유석으로 탑승한 승객이 착석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노출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이벤트 객차는 완전히 실패한 분야일까요? 위에 적은 것처럼, 문제점을 검토해 줄여가면서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 열차를 운영하는 것은 열차 운영수익과 고객만족 향상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안고 있습니다.
 
서울역 오픈 콘서트홀에서 지난 2011년 1월26일 열린 영화 시사 장비 기증 및 영화 평양성 무대인사에서 평양성 출연배우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강하늘, 이광수 ,이문식, 신정근. 사진/뉴시스
 
우선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봄을 맞아 5월에는 평창 청옥산 산나물 기차여행이 있습니다. 이는 산나물 채취가 주요 일정이고, 중식이 제공됩니다. 가격은 7만9000원입니다. 6월에는 진주 사천바다 기차여행이 있습니다. 진주에 있는 항공우주박물관과 사천읍시장 방문 등으로 계획됐고, 가격은 4만9200원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보이시나요? 기본적으로 짜인 기차여행 코스를 이용한 다양한 여행상품이 있고,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코스를 개발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봅니다만, 현실적으로 장거리 이동을 목적으로 하는 고객의 입장과 매치되지 않습니다.
 
해법을 찾기 위해 좀 더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어떨까요? 위에 적었던 KTX 시네마가 문을 닫은 이유는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부분에서 출발합니다. 2시간 내외의 여행을 하는 고객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자리에 앉아 이동하는 부분에 만족해야 할까요?
 
한때 기차를 타고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일명 KTX 시네마로 불렸습니다. 사진/뉴시스
 
일례로 O호차는 뉴스 객차, O호차는 드라마 객차, O호차는 뮤직비디오 상영 객차 등을 시도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각 객차에 설치된 스크린에 테마로 정한 분야의 영상이 나오고, 승객은 필요할 경우 이어폰으로 소리도 들을 수 있는 형태겠지요.
 
영화처럼 2시간 내외로 집중해야 하거나, 테마여행처럼 불필요한 동선까지 포함해 이동하지 않으려는 승객을 좀 더 고려하면 어떨까요? 현실적으로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중간에 무료해질 때 할 수 있는 이벤트 공간 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전 기차에 설치됐던 코인노래방이나 패스트푸드 코너처럼 말이죠.
 
설 연휴를 맞아 기차를 이용해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부터라도 새로 도입된 기차 안의 다양한 공간에서 무료함을 잠시 달래고, 기차여행의 즐거움을 배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모두 편안한 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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