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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꼼수 정당으로 선거판 희화화 말아야

2020-01-23 08:00

조회수 : 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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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정치사회부 기자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가칭) 부산시당 창당대회가 얼마전 열렸다. 그런데 이 창당대회는 위원장 선출과 상임감사 선출까지 모두 합해 단 20여 분만에 끝났다고 한다. 행사에 사용된 현수막은 '자유'라는 글자 위에 '미래'라는 종이를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 열린 창당대회 역시 국민의례부터 창당취지문 낭독, 위원장 선출까지 단 10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당법 2조를 보면 정당이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고 명시돼있다. 
 
때문에 미래한국당이 정당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발적 조직도,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도, 그 어떤 것 하나 충족시키는 것이 없다. 이에 정치권에선 미래한국당을 '페이퍼 정당', '꼼수 정당'이라고 비판한다. 경제 기사에서나 볼 수 있던 '페이퍼 컴퍼니'가 우리 정치에선 '페이퍼 정당'으로 등장한 것이다.
 
꼼수 정당이라는 비판도 계속해서 나온다. 이미 중앙선관위는 '비례자유한국당'에 불허 결정을 내렸다. 당시 선관위는 이미 등록된 정당의 명칭과 뚜렷이 구별되지 않아 정당법을 위반한다고 했다. 또 비례라는 표현이 정당 정책과 정치적 신념 등 가치를 내포하는 단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랬더니 '미래'라는 단어를 가져온 것이다. 선관위의 불허 결정이 단순히 언어 표현에 있지 않은데, 그 취지는 무시한 채 꼼수 정당을 내세웠다.
 
자유한국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당당하게 꺼내 놓은 것은 공직선거법에 대한 반발이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제1야당을 빼놓은 채 야합의 졸속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는 논리다. 하지만 한국당도 분명 게임의 룰을 손볼 기회가, 시간이 충분했다. 토론의 정치를 하지 않고 투쟁의 정치로 대응하며 방치했을 뿐이다.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20대 국회를 잊고 환골탈태할 수 있는 기회가 4월15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통해 생기는데, 우리 정치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그것도 제1야당의 주도 하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 21대 국회 역시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미래한국당이라는 '꼼수정당'으로 21대 국회와 이미 결정 된 선거법을 희화화 시켜선 안될 것이다. 정치공학적 사고에 따른 판단으로 역풍을 맞던 선례들을 기억하길 바란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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