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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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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정치' 앞세운 안철수, 그 메신저는 조선과 매경?

메시지 진위 판단이 어려울 땐 그 메신저를 보자.

2020-01-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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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복귀했다. 1년4개월 만이다. 안 전 의원이 지난 19일 인천공항에서, 그리고 20일 서울과 호남에서 내놓은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 정당을 만들겠다"다.
 
또한 안 전 의원은 "내 팔자가 바이러스 잡는 팔자인 것 같다"면서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존 정치를 '바이러스'에 빗대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이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혐오정서를 기반으로 제3의 길, 중도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어딘가 익숙한 메시지다. 향수까지 느껴진다. 이는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를 앞세워 국민의당을 창당할 당시 선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이러한 안 전 의원의 메시지는 국민들, 특히 호남지역 유권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제3정당 창당에 성공했다. 38석의 의석을 얻어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이다. 국민의당이 과연 제대로 제3정당의 위상에 걸맞는 정치력을 발휘했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2017년 대선 패배 이후 안 전 의원은 중도보수가 뭉쳐 영호남 화합을 시도하고 원내 3당 자리를 확보하겠다며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의기투합해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창당 2년여 만에 여러 내부 갈등과 지지율 정체로 분열됐고, 친유(유승민)계가 탈당하고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면서 분당됐다.
 
두 차례의 실패에도 안 전 의원은 다시 제3의 길, 중도의 길을 내세우고 있다. 사실 극단적으로 분열된 한국 정치현실에서 안 전 의원의 메시지는 적지 않은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두 번 작동한 메시지가 세 번 작동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다만 안 전 의원의 반복되는 메시지가 과연 얼마큼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가. 진지하게 진보-보수의 진영논리를 넘어 중도의 길을 가려는 것인가. 아니면 중도를 내세워 지지세를 모은 후, '반문재인'을 이유로 결국 보수진영에 합류해 차기 대권에 도전하려는 것인가.
 
판단하기 참 어려운 문제다. 이럴땐 안 전 의원의 정치복귀 행보를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일 SNS를 통해 정치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후 6일자 '조선일보' 서면 인터뷰를 했고, 8일 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새해 인사 메시지를 보냈다.
 
9일에는 안철수계 의원 토론회에 영상축사를 보냈고, 10일에는 새 저서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 발간을 예고했다. 14일에는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통해 '보수통합 불참'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어 15일에는 '매일경제'에 기고문을 보내 "이념과 진영 정치, 극단적 배제와 대결의 정치는 통합과 미래의 걸림돌일 뿐"이라며 "정부와 정치가 혁신되고 사회 통합을 이룬다면 우리는 미래로 질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부분은 안 전 의원이 '조선일보'와 '매일경제'를 자신의 정치복귀 메신저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는 자타공인 보수우파 신문이다. 매일경제는 한국경제보다는 덜 보수적이지만, 친기업 보수성향이 강한 매체다. 단순히 두 신문이 국내 일간지와 경제신문에서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유력지라 선택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도행보를 강조하는 안 전 의원이 보수성향이 강한 언론들을 택해 복귀 메시지를 던진 것은 어떤 함의가 있지 않을까...그저 개인적인 생각이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해외 연구 활동을 마치고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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