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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기차활용법(37)-기차와 예술의 만남

2020-01-15 18:10

조회수 :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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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미술 작가 A의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면 기차여행을 계획할 때 조금 기다려서라도 그 차편을 이용할 생각이 들까요? 기차가 달리는 노선 가운데 거점역에서 B라는 작가의 콘텐츠와 해당 지역 문화를 연관한 페스티벌이 열린다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기차를 타는 관광객이 있을까요?
 
여기서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은 위에서 A나 B로 적은 작가의 명성에 따라 관광객 유치가 달라질 것이라는 부분입니다. 지역과 연계한 행사를 보기 위해 기차 외에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면 어떻게 할까요. 기차와 예술을 접목하는 과정에는 이처럼 다양한 우려가 나올 수 있습니다만, 시설을 지금처럼 운영한다면 추가적인 발전은 어렵지 않을까요?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에두아르 마네(1832-1883)의 1863년작 ‘풀밭 위의 점심(The Lunch on the Grass)’이 전시되는 모습입니다. 사진/뉴시스
 
오늘은 기차와 예술을 접목하는 과정을 거창하게 바라보자는 차원이 아닙니다. 기차를 이용하는 대중과 접목하는 수준에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음을 제안합니다. 기차와 기차역을 미술관이나 박물관, 공연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요 기차역을 중심으로 도심이 형성되는 부분도 접목, 수도권 등과 비교해 문화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해법이기도 합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 사례를 볼까요? ‘빈센트 반 고흐’나 ‘폴 고갱’ 등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오르세 미술관 건물이 원래 철도역 용도로도 쓰였다는 사실 아시나요? 이 건물은 1900년 파리 만국 박람회 개최를 맞아 오를레앙 철도가 건설했습니다. 이후 1939년에 철도역 영업을 중단한 후 철거하자는 주장도 있었습니다만, 프랑스 정부가 보존책을 검토했습니다.
 
이전에 역이었던 공간이 ‘오르세 미술관’으로 재단장, 19세기를 중심으로 하는 미술품 관람 공간으로 재단장했습니다. 인상파 관련 미술을 전시하던 국립 주드폼 미술관 소장품이 모두 오르세 미술관으로 이관됐다면, 기차역 변신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럼 우리나라에 접목할 수 있는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작품이나 작가는 꼭 유명해야 성공할까요?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에두아르 마네(1832-1883)의 ‘올림피아(Olympia)’가 전시되는 모습입니다. 사진/뉴시스
 
현재 식당칸 등이 남아있는 기차는 승객이 적은 주중에 사실상 비어있습니다. 가끔 자리에서 음식을 먹기 불편해 이동하는 장소 정도로 인식됐지요. 이런 시설에 공간을 조금 분리해 작은 미술관으로 꾸며보면 어떨까요. 미술품뿐만 아니라 이달의 소설가·시인 등을 중심으로 좋은 문장을 발췌하고, 독서할 수 있는 작은 공간까지 꾸며볼 수 있겠습니다.
 
요즘 거점역들을 돌아보면 광고 등만 어지럽게 걸려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등까지 고려해 전통문화 공연을 기획하고, 전통식품 판매코너 등도 리모델링해 우리의 예술을 전하는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면 현재보다 발전적인 문화공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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